“오픈마켓, 머지포인트 2973억 팔아놓고, 환불은 고작 1.32%”

“오픈마켓, 머지포인트 2973억 팔아놓고, 환불은 고작 1.32%”

기사승인 2021-10-01 12:11:40
머지포인트 본사   사진=김동운 기자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한지 50여 일이 흘렀지만,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오픈마켓 차원에서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환불처리된 금액은 전체 1%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쇼핑협회 회원사 오픈마켓 7곳에서 판매한 머지포인트는 총2,973억원으로 집계되는데, 이 가운데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오픈마켓 차원에서 환불처리된 금액은 39억원(판매금액 대비 1.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사의 경우 머지포인트 판매 시, 소비자로 하여금 A사가 거래당사자인 것으로 오인할 수준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그 결과 A사는 1047억원에 달하는 머지포인트를 판매했지만, 환불금액은 0원인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머지플러스가 대규모 환불처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개했던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자신들은 거래에 책임이 없다며 발을 빼면서 소비자 피해구제는 묘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의동 의원은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자)가 마치 자신이 판매 주체인 것처럼 (표시나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게 한 경우에 대해서는 통신판매중개의뢰자의 과실로 발생한 소비자 손해에 대해서도 연대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준비중이다”라고 밝히고,

유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계당국에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예방하고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지포인트는 포인트 충전 시 이용자에게 약 2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서비스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세운 상품권과 구독서비스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이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로 전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머지포인트의 수익구조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20%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이 있고, 사업 구조도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머지플러스의 사업인 머지포인트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머지포인트를 통해 세를 확장하고 사업 다각화로 수익을 내는 건지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스처럼 애초에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일수도 있다”며 “다만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를 위한 구조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머지플러스 사태가 이토록 커진 것은 수년 간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의 무허가 영업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지플러스 측은 갑자기 이 달 초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았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감독원에서 수년 간 영업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와서 가맹점을 축소하라고 했다”며 “수많은 제휴사를 포기하는 것은 모래탑이 무너지는 것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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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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