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내년까지 기준금리 ‘도미노’ 인상이 점쳐지면서 빚을 내 집을 매수한 사람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대출로 집을 매수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에 큰 걱정이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충분히 감당할 수준에 불과하다고 봐서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내년 상반기 1.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는 11월 한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1.00%, 내년 상반기 세 번째 인상으로 1.2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한은은 견실한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 확대 전망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며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는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 복귀가 유력해졌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은행 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981∼4.53% 수준으로 8월 말(2.62∼4.19%) 대비 0.34~0.361%p 상승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8월 말 2.92∼4.42%에서 9월 말 3.22∼4.72%로, 최저·최고금리가 각각 0.3%p 올랐다.
국회예산처는 가계대출 금리가 1%p 올랐을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이 12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2019년 8월 49.4%이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율이 올해 7월 81.4%로 급등해 금리가 올라갈수록 이자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을 내다봤다.
금리 인상과 가계의 이자부담에 대한 경고음에도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 우려를 간과하는 반응이 나온다. 개인에 따라 실제 늘어나는 이자 부담이 크지 않아 “외식 한 번 안하면 된다”는 반응이다.
올해 경기도에서 주택을 매수한 38세 남성은 “이자가 늘어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한 달에 외식 한 번 줄이면 되는 수준”이라며 “뛰는 집값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에서도 “술 한 번 안마시면 된다”, “적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값 상승하는 거랑 비교하면 이자는 하나도 부담 안된다” 등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의 주장도 나름 일리가 있다.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이자가 1%p 올라갈 경우 개인이 부담해야할 이자는 1억원(10년만기, 원리금균등)에 월 5만원, 2억원에 월 1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1.25%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 차질 장기화 우려 등이 경기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고려하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익명의 부동산 투자자문사 대표는 “대출 규제에도 집을 구매할 정도의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 대다수는 대출금리 1% 상승에 부실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매수 심리가 축소되고 주택 공급량 마저 늘어나 시장이 침체되면 대출 한도가 줄거나 연장이 불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일으켜 주택을 매수한 이들부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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