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최근 3년간 20대 이하 주택구입액이 3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주택 구매는 대부분 ‘가족 찬스’를 동반한 것으로 추산돼 젊은층의 출발점이 달라지는 기회의 불공정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18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주택 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하 주택 구입건수는 연령대별 주택 구입 통계가 작성된 2019년 1월 이후 올해 8월 현재까지 14만1851건, 거래금액은 35조5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대 이하의 주택 구입건수와 구입액은 최근 수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3만5270건, 7조7009억원이었던 20대의 주택 구입건수와 구입액은 2020년 6만1919건, 15조6479억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8월 현재까지 4만4662건, 11조704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구입 추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말까지 20대 이하의 주택 구입건수는 6만6993건, 구입액은 17조55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회재 의원은 “소득이 적은 20대 이하 주택 구입의 대다수는 부모 등을 통한 ‘가족 찬스’ 덕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만 10세 미만 주택 구입자의 59.8%는 증여로 주택자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국토부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 1997년생(만 24세) A씨는 지난해 8월 용산구 주성동의 주택을 19억9000만원에 매수했다. 그는 매수 과정에서 매입자금의 89.9%(17억9000만원)를 부모님에게 빌려 마련했다. A씨가 30년 만기, 연이율 2.70%,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726만원에 달한다.
가족 찬스를 통한 부의 대물림은 20대의 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진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가구 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844만원,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3억2855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위 20%의 평균자산은 전년 대비 115만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평균자산은 817만원(2.5%) 증가했다. 이에 20대 가구의 자산 5분위 배율은 2019년 33.42배에서 지난해 38.92배로 악화했다.
반면 20대의 소득 격차는 자산 격차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20대 가구의 상위 20% 자산을 가진 가구의 평균 경상소득은 5262만원, 하위 20%의 평균 경상소득은 2145만원이었다. 20대의 소득 5분위 배율은 2.45배에 불과했다. 소득은 2.45배 차이에 그치지만 자산 격차는 38.92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가 소득 차이가 아닌 부의 대물림 때문이라는 점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며 "부모의 재력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지는 기회의 불공정, 부의 대물림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라며 "우리 사회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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