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구속영장’이자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40분부터 2시간30여분 동안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행 등 혐의를 받은 손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날 오후 10시40분 기각을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속영장 기각으로 일부 언론이 과대보도하고 있다”며 “이번 법원 판결의 분명한 점은 범죄혐의 유무에는 전혀 시비를 걸지 않은 것이고, 이는 혐의가 인정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단지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며 출석을 촉구하라는 취지로 보여진다”며 “법원에서 손 검사가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한 것을 믿고 기각한 만큼, (수사에) 협력해 사상 초유의 총선개입 국기문란의 진상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판단도 지적했다. 송 대표는 “방어권을 주장했지만 법원이 정말 돈 없고 빽 없는 일반 서민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판결이 필요하고, 힘 있는 검사의 방어권을 보장한 만큼 일반 국민에 대한 방어권 보장도 돼야 한다”며 “손 검사에 대한 국기문란 행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김웅 의원이 조성은에게 전달한 텔레그램 메시지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표시된 명백한 증거가 분명함에도 영장이 기각된 것은 유감”이라며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 선거개입 게이트라는 위법 중대성에 비춰볼 때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도 힘을 실었다. 그는 “(법원이)범죄 성립에 대한 소명은 기각 사유로 삼지 않아 범죄혐의는 입증됐다고 판단된다”며 “출석을 약속했다고 하니 공수처는 오늘이라도 당장 소환해 수사해야 하고, 야당 경선 일정과 무관하게 신속한 수사로 국민에게 진실을 보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야당은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정권 충견”, “어용 수사기관” 등의 공세를 펼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7일 페이스북에 “야당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명백한 선거 개입이고, 정치공작”이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권의 충견 노릇만 하는 공수처는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 대장동 수사팀은 미국으로 도피한 남욱은 석방하고, 유동규의 배임 혐의는 일부러 뺐다. 반면에 공수처는 손준성 검사에 대해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검찰 수뇌부와 대장동 수사팀 그리고 공수처, 그야말로 환상의 콤비다. ‘문재명 정권 2기’ 창출을 위한 환상의 정치공작 복식조”라고 비꼬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손 검사에 대한)체포영장이 기각되자마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유례없는 무리수가 실패로 끝난 것”이라며 “첫 단추부터 단단히 꼬여 출범 당시부터 제기됐던 ‘어용 수사기관’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라고 날을 세웠다.
원 후보 캠프 박민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더 큰 문제는 공수처의 무리수가 야당 경선에 개입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공수처는 어용 수사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고발사주 사건이 아니라 공익제보 사건”이라며 “저희 당은 각종 사회 불법 비리에 대해서 고발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을 공익 제보자로 신고,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공익신고 접수 대상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현 여권이나 여권 주변의 권력자들 불법 비리에 대해서 지금도 제보를 받고 있는데 그 제보 중에 하나가 열린민주당 최모 의원의 경우에는 저희들이 고발한 게 유죄 판결 났다”며 “그걸 저희들이 공익 제보를 받은 것을 가지고서 그걸 뭐 무슨 고발사주, 태어나서 그런 용어도 처음 들어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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