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 지난달 31일 롯데 아울렛 파주점 프라다 매장 앞에는 점심 시간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다. 입장을 위해서는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근처 카페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신혼부부와 중장년 고객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모두 두 손에는 겨울 의류가 담긴 두툼한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 같은 날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에는 개점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긴 계산 줄이 형성됐다. 11월 1일 한우데이를 맞아 할인 상품으로 ‘반값 한우’가 등장하자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직원들이 고객에게 100명에게 나눠준 번호표는 순식간에 동이 났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얼어붙었던 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참아왔던 소비 욕구가 터져 나오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시설에는 모처럼 사람이 몰렸다.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굵직한 연말 할인 행사도 맞물리며 유통업계의 기대감도 더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할인 행사인 ‘쓱데이’에서 한우 등 신선식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행사를 위해 평소 판매하는 한우의 두 달치 물량인 총 180톤을 준비해 도매가 이하로 팔았다. 대표적으로 등심 1+등급은 100g에 6790원, 1등급은 5890원이다.
이외에도 계란과 샤인머스켓의 매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샤인머스캣 매출은 2주 전 주말보다 290.5% 늘었다. 3980원에 내놓은 계란(30구)은 지난해 쓱데이 행사 때보다 매출이 25% 증가했다. 이 밖에 조미료·통조림·냉동식품 등 '1+1' 행사와 50% 할인행사를 한 주요 생필품 매출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뛰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우와 계란 등 신선식품과 생필품 들을 싸게 내놓으면서 많은 고객이 몰렸던 것 같다”면서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러 밖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렛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날 오후 롯데아울렛 파주점의 한 의류 매장에서 만난 30대 여성들은 코트와 니트 등 겨울 외투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디자인과 방한성, 가격 등을 따져보며 구매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기간이라 여성‧등산‧골프 등 여러 브랜드의 제품들이 할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커피 포트와 이불 등 방한 용품도 인기를 끌었다.
명품 매장의 인기도 여전했다. 파주점 프라다 매장에는 점심시간인 12시가 되어서도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입장을 위해 10팀 이상이 대기 중이었다. 광장과 식음료 매장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들이를 나온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으로 북적였다.
이처럼 외출에 대한 기대감이 늘면서 백화점의 매출도 증가세다. 이날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전국 점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6% 증가했다. 여성 패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고, 화장품 역시 31.5%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여성패션과 남성패션이 각각 10.7%, 16.9%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각각 24.1%와 17.3% 신장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외출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지갑을 연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관건이지만 출근과 등교가 늘어난다면 전반적으로 패션 부문에서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