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멜로디, 긴 여운…임창정의 변신 [들어봤더니]

편안한 멜로디, 긴 여운…임창정의 변신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11-01 17:54:48
가수 임창정.   예스아이엠.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호소는 사라졌다. 대신 지난날을 덤덤히 돌아보며 자신을 다독이는 연륜이 쌓였다. 1일 오후 6시 공개되는 가수 임창정의 정규 17집 타이틀곡 ‘별거 없던 그 하루로’ 얘기다. 이날 서울 CGV 영등포점에서 컴백 기념 기자간담회를 연 임창정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며 “가사를 쓸 때도 ‘힐링’과 ‘위안’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 “하고 싶은 음악 낼 수 있어 기뻐요”

‘별거 없던 그 하루로’는 한마디로 ‘덜 임창정스러운’ 노래다. ‘또 다시 사랑’, ‘힘든 건 사랑이 아니다’ 등에서 반복된 한국형 발라드 공식을 따르지 않아서다. 이 곡 작사·작곡에도 참여한 임창정은 “최근 유행하는 팝송들을 들으면서 나도 편안하고 속삭이는 듯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졌다”고 했다. 팬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지만 임창정은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상업성에 치우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낼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이 곡 뮤직비디오에는 황정민·하지원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두 사람 모두 출연료도 받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임창정은 “뮤직비디오를 단편 영화로도 만들고 싶어 조만간 배우들에게 제안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예스아이엠.
△ “‘사는 이야기’ 담고 싶었어요”

멜로디만 편해진 게 아니다. 임창정은 가사에서도 ‘양념’을 뺐다. 그는 ‘별거 없던 그 하루로’에서 “그대 낯설어 하지 마. 처음 겪어 본 오늘을”이라며 듣는 이를 위로한다. 임창정은 “자극적인 사랑·이별 이야기 대신 ‘사는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면서 “힘든 날이 찾아와도 습관처럼 또 이겨나갈 수 있다는 가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나는 트로트가 싫어요’ 역시 40·50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임창정은 이 곡에서 “요즘 내가 점점 이상해”라며 자신도 모르게 트로트를 흥얼거리게 됐노라고 고백한다. 후렴구 말미에선 가수 현철의 ‘사랑은 나비인가봐’ 속 한 구절을 차지게 부르기도 한다. 임창정은 “나도 모르게 그 멜로디가 생각나서 원작자 동의를 받아 노래에 담아봤다”며 “이수근·서장훈이 이 노래로 활동하라고 신신당부해서 곧 음악방송에도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팬들과 한 약속을 지킬 뿐이에요”

1990년 데뷔해 30년 넘게 활동 중인 임창정에게도 무대는 여전히 떨리는 곳이다. 임창정은 “무대에 1만 번 넘게 오른 것 같은데, 무대 위에서는 늘 맥박이 빨리 뛴다”고 털어놨다. 2003년 가수 은퇴를 선언했다가 6년 만에 복귀했던 임창정은 최근 7년 간 매해 신보를 내놓으며 ‘다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단 한 명의 팬을 위해서라도 나는 계속 노래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면서 “여러분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매년 새 음반을 낼 수 있었다. 이번 음반으로도 내년에 다음 음반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낸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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