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투표가 역대급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이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나흘간 모바일 투표(1∼2일)와 ARS 전화투표(3∼4일) 순으로 당원투표를 진행 중이다. 첫날인 지난 1일 43.82% 투표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전체 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24만9637명이 투표했다. 지난달 6일 진행된 2차 예비경선(컷오프) 모바일 투표 첫날 투표율인 38.77%와 비교하면 5%포인트 이상 높다. 57만여명의 선거인단 중 올해 9월부터 입당한 신규당원은 약 19만명으로 추산된다.
대선주자들은 예상을 뛰어넘은 투표율에 대해 ‘정권교체의 희망’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후보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첫날 투표율 44%, 정권교체의 희망을 봤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투표율”이라며 “연전연패를 거듭하며, 침체일로의 길을 걸었던 제1야당이 부활하는 신호탄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잘하거나 우리 후보들이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다. 더이상 내 나라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내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요, 더 변화하고 혁신해 국민의 마음을 얻으라는 채찍질로 이해한다”고 적었다.
윤 후보는 “저 윤석열이 우리 당의 후보가 되면, 윤석열 개인이 집권하는 게 아니다. 윤석열 캠프가 집권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이 집권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야권 전체, 그리고 함께 스크럼을 짜고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사람들이 집권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민이 집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역대급 투표에 서버까지 터지는 난리가 있었다”며 “그만큼 우리 당원들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당원들의 힘으로 구태 정치, 줄세우기 정치, 구태 정치인들을 몰아내자”라며 “줄세우기 하는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이번 기회에 우리가 힘을 모아 당심을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투표율은 최고 25%에 불과하다. 오더 투표도 반발만 초래할 뿐 이젠 먹히지 않는다.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 자유투표로 투표율 65%만 되면 제가 압승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심에서 우세하다고 평가받는 윤 후보를 저격한 셈이다.
홍 후보는 “어차피 국민 여론조사는 제가 10% 이상 차이로 이긴다. 당심에서도 완벽하게 이기게 해주셔야 저들이 승복한다. 홍준표만이 이재명 후보를 이긴다”며 “내일 모바일 투표와 이틀간의 ARS 투표가 남아 있다. 모두 투표에 참여하여 정통성 있는 후보를 선출하자”고 당부했다.
유승민 후보도 가세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투표가 모레까지 사흘 더 남았으니 이번에는 60∼70%까지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30만명 가까이 들어온 신규 당원들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상당수가 수도권이나 젊은 층이어서 당연히 저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 측도 관련 논평을 냈다. 원희룡 캠프 박기녕 대변인은 “높은 당원투표율은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과 당원들의 열망이 담긴 결과”라며 “역대급 경선 투표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잡을 후보인 원희룡 후보에 대한 당심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오는 4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당원투표율이 60%선을 훌쩍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경선 때를 보면 모바일 투표를 안 하신 분들의 20∼25% 사이가 ARS 투표를 하게 된다”며 “전체적으로 (최종) 투표율이 60% 이상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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