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 효과 ‘제대로’ 누린 野… 기회 못살린 與

컨벤션 효과 ‘제대로’ 누린 野… 기회 못살린 與

국민의힘, 잇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최고치’ 경신… 민주당은 ‘하락세’
평론가들 “정권교체론 우세 상황… 야당이 더 큰 컨벤션 효과 누려”

기사승인 2021-11-04 06:00:0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기세가 무섭다. 지지율이 무서운 속도로 오르며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연한 ‘컨벤션 효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지율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갈렸다. ‘원팀’ 선대위를 구성한 만큼 반등할 것이라는 평가와 ‘정권교체’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쉽게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30일~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정기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41.7%로 지난해 9월 당명을 개정하고 새로 출범한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 중 최고수치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월 조사(32.5%) 대비 지지율이 9.2%p 상승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5~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516명에게 실시한 10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42.6%를 기록했다. 전고점(10월 2주차, 41.2%)를 경신하며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제1야당에 선두 자리를 내준 더불어민주당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1%p 내린 30.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과 격차는 10.9%p나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0.8%p 내린 29.9%를 기록, 지지율 격차가 9.3%p에서 12.7%p로 확대됐다.

국민의힘은 최종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당원투표 (1~2일 모바일투표, 3~4일 ARS 전화투표)와 국민여론조사(3~4일) 결과 절반씩을 반영해 오는 5일 오후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당원투표율은 3일 오후 2시 기준 60.35%를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은 대선후보 선출이라는 대장정의 막에 서있는 만큼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컨벤션 효과는 특정행사나 사건을 계기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현상을 표현하는 말로, 정치권에선 정당대회 등 정치적 이벤트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야당은 이제 대단원이 막 끝났다.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정세균·이재명 등 대중들이 잘 아는 정치인이 후보였다면, 국민의힘은 사람들이 잘 몰랐던 윤석열 후보가 등장했다. 또 대항마로 홍준표 후보가 나선 상황에서 대장동 의혹까지 폭발하며 여당보다 야당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고 풀이했다. 

특히 ‘정권교체’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비해 더 큰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길리서치 11월 정기여론조사에서 대선구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8.2%가 ‘야당인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라고 답했다. ‘여당인 민주당으로 정권 재창출’은 32.2%로 두 응답 간 격차는 26%p였다. 

박 교수는 “현재는 문재인 정부 집권 말기로, ‘바꿔보자’는 심리가 강한 편”이라며 “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선거구도에서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압도하고 있다. 17대 대선(이명박 당선)을 4개월 앞둔 시점일 때 10.2%였다. 이명박 당시 후보자가 당선 될 때보다도 2배 가량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념 구도도 바뀌었다. 19대 대선 때 탄핵정국 여파로 진보성향이 급증했다면, 지금은 진보가 급감하고 보수가 증가했다. 두 가지 구도를 봤을 때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컨벤션 효과를 더 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전망은 갈렸다. 먼저 지난 2일 ‘원팀’ 선대위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착수한 만큼 지지층 결집이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교수는 “집권여당은 원래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가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만나는 것 보다 문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는 것이 더 주목받지 않겠는가”라며 “이재명 후보 선출 이후 ‘원팀’으로 똘똘 뭉치자는 움직임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경우 당을 향한 충성도가 높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며 “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트라우마가 있다. 정권재창출을 실패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뭉치기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에 들어가면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신 교수는 “앞서 말했듯이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보수가 진보보다 많다”며 “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늦은 컨벤션 효과도 누리긴 어렵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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