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입은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여야가 지방선거‧국회의원 선거 출마연령 제한 폐지에 한목소리를 내며 선거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젊은 세대가 (정치에) 많이 참여하면서 청년 세대의 피선거권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의 정치참여를 이끌려고 하는 것이냐고 해석하는 분도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연령이 일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도 지방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만 20세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정치참여에 있어서 굉장히 불합리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꼭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상 만 25세 이상으로 규정된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 선거 출마 연령을 선거권 연령과 동일한 만 18세 이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가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선거법 개정에 관한 목소리를 내며 정치권에서 논의가 다시 불 지펴졌다. 그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선거권과 동일하게 조정해 연령 제한을 철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여권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보수적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대표와 저의 합의를 뒷받침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도 “이번 피선거권 연령 인하는 청년들 모임에서 립서비스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도 7일 페이스북을 통해 “18세 참정권 문제는 민주당이 끊임없이 제기해왔고 국민의힘에서 시기상조라며 반대해왔다. 국민의힘의 전향적 태도 전환이 말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준표 후보가 패하자 젊은 층의 지지 철회가 가시화되면서 비로소 이 카드도 마지못해 꺼낸 듯하여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진전될 수 있다면 참 다행”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조건 없는 통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치개혁을 강하게 주장해왔던 정의당 역시 선거법 개정 논의를 반겼다. 정의당은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만 18세가 출마할 수 있도록 법안 처리를 서두르자고 압박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곧바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1호 법안으로 피선거권 연령 하향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부터 18세부터 누구나 출마할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야 한다. 청년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거대 양당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도 8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반드시 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선거권을 가진 청년이 출마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거대양당이 무겁게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2030세대의 지지를 이끌기 위해 선거법 개정 논의를 꺼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라며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하다. 정개특위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통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