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방서나 구급센터에 요소수를 기부하는 '기부 천사'들이 화제가 된 가운데 이때를 노린 판매사기도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선 "요소수 사기를 조심하라"는 주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중고거래·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요소수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글과 이같은 사기를 주의하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동차 관련 온라인 카페에 "요소수 사기 조심하라"는 글을 올리고 사기꾼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번호 하나를 공유했다.
해당 번호를 온라인 사기 피해 정보 공유사이트 '더치트'에 입력하고 조회하자 19건의 피해 정보가 공개됐다. 11월 들어 이날까지 열흘이 채 안되는 기간 이 번호로 신고된 사기 피해는 11건, 모두 요소수 사기 신고다. 피해 금액은 최소 2만원부터 최대 30만원까지며 총 요소수 사기 피해금은 83만4000원이다.
피해를 입은 이들의 신고서를 살펴보면 대부분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요소수 판매' 글을 보고 문의 후 입금했는데 이후 판매자가 연락이 두절된 경우였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도 요소수 사기를 조심하라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주로 동네에서 직거래를 하는 당근마켓을 통해 한 판매자로부터 요소수를 구입하려 했지만 '선입금 후 배송'을 조건으로 구입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사기를 의심했다. 인근 지역으로 직접 거래가 가능했음에도 판매자가 '배송만 가능'하다며 퇴짜를 놨다는 것.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 신고는 총 44건 접수됐다. 중고나라에서 발생한 사기 범죄가 28건, 당근마켓 6건, 번개장터 2건, 네이버 밴드 2건, 다음카페 1건, 기타 5건 등이다.
이같은 요소수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건 최근 중국이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요소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경유 차량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 가격은 10ℓ에 1만원 안팎에서 현재 10배까지 치솟았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레미콘, 덤프트럭 등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차량에는 요소수가 필수적이라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며 "현장 차량 소유자들이 개인적으로 요소수를 준비하며 버티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요소수 품귀 사태를 예상해 몇달 전부터 준비는 해놨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