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닿는 곳 마다 ‘구름인파’… ‘국민통합’ 걸고 광주서 봉하까지

윤석열, 닿는 곳 마다 ‘구름인파’… ‘국민통합’ 걸고 광주서 봉하까지

첫 지역 일정으로 호남행… 5·18 국립묘지 갔지만 분향 못해
지지자들-시민단체 실랑이… ‘개 짖는 소리’ 녹음 흘러나오기도
DJ기념관·봉하마을 찾아 ‘국민통합’ 재차 강조

기사승인 2021-11-11 18:07:00
지지자들과 경호원에 둘러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남 화순에서 시작해 경남 김해까지 이어진 1박 2일간의 첫 지역일정을 11일 마무리했다. 주요 메시지는 ‘국민 통합’이었다.

윤 후보가 도착한 곳마다 지지자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았다. 윤 후보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시위도 이어졌다. 특히 5·18 광주 국립묘지와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선 윤 후보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윤 후보 지지자들의 작은 충돌도 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한 뒤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 캠프 제공

윤 후보는 전날(10일) 오후 2시께 전남 화순의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광주로 이동해 옛 상무대 영창이었던 5·18자유공원을 방문했다. 오후 4시경에는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윤 후보가 이날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한 어떤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할지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옹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사과를 했지만, SNS를 통해 윤 후보의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내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논란 22일만에 한 사과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가 10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항의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당초 윤 후보는 참배단에 직접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추모탑 앞에서 오월어머니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가 팻말을 들고 이동을 저지했다. 이들은 “가짜사과 필요 없다”, “학살자 비호 국민 기만, 광주를 더럽히지 말라”, “5·18 부정 모욕은 민주주의 역사 부정”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참배단 앞을 지켰다. 20여 분이 지나도 길이 막혀있자 윤 후보는 결국 그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여 묵념하는 ‘반쪽 참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윤 후보는 5·18 묘지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5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다”고 적었다. 이를 놓고 ‘반듯이’라는 표현을 잘못 썼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반듯이’의 사전적 정의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는 의미다. ‘반드시’를 잘못 쓴 것인지 ‘반듯하게’라는 뜻으로 쓴 것인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역일정 이틀 차에는 전남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과 경남 김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윤 후보는 두 지역에서 모두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먼저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선 “대중 정신으로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게 국민 통합”이라며 “국민 통합으로 어려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단단히 놓으신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과 지혜를 오늘 기념관을 방문하면서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밝혔다. 

故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도 “두 분(노무현·김대중) 모두 통합을 강조하셨다”며 “국민 통합이라는 것이 용서와 화해의 통합도 있지만, 부당한 기득권을 타파하면서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 두 분으로부터 이런 점을 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사진=조현지 기자

故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을 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우리 젊은 층과 청년세대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라며 “故 노 전 대통령의 서민적이고 소탈한 그리고 대중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방명록에도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러한 윤 후보의 다짐과 대조적으로 방문 현장에는 지지자들과 윤 후보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밖에선 목포지역 시민단체 측은 “민주헌정질서 파괴자 윤석열의 목포방문 반대한다”,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윤석열 목포방문 반대한다” 등을 외쳤다. SNS에 반려견 토리 사진을 올린 것에 항의하듯 ‘개 짖는 소리’를 녹음해 틀어놓기도 했다.

이에 지지자 측은 “정권교체 윤석열”, “대장동을 특검하라” 등으로 맞불을 놨다. ‘개 짖는 소리’ 녹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오자 “신성한 장소에서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라고 항의도 했다.

이날 지역일정을 마무리한 윤 후보는 12일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국 방한단을 접견하고 서울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를 하는 등 외교·안보 행보도 이어갈 예정이다.

화순·광주·목포·김해 =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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