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은 저유가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해 600~700억 달러까지 기록하던 해외수주 실적은 300억 달러 수준까지 내려왔고 올해는 이마저도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주요 발주처 고위 인사들이 서울에 모이는 행사가 열려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초부터 현재(15일 기준)까지 누적 211억21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263억6200만 달러) 대비 50억(20%) 달러 이상 줄어든 실적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은 2014년까지 600~700억 달러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2015년 급감하기 시작해 2016년부터 한 해 300억 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최대 발주처인 중동지역에서 일감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까지 덮친 악조건에도 350억 달러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300억 달러 달성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건설과 관련한 해외 주요 장·차관들이 15일부터 2일간 온라인으로 서울에 모인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개최한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GICC’은 올해 9회째를 맞이한 행사로 해외 주요 장·차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초청해 국내 건설사들에게 고위급 면담, 사업 설명회, 1:1 비즈니스 미팅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올해는 노형욱 국토부 장관 및 1·2차관이 인도네시아 교통부 장관, 케냐 교통인프라주택부 장관, 이라크 교통부 차관 등 11개국·15개 기관·15명의 장·차관들과 면담에 나서 수주 지원에 나선다.
면담에서는 케냐․방글라데시와 나이로비-몸바사 고속도로 및 메그나 교량 건설사업 등 양국 간 투자개발형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발리 철도사업 및 브까시 주행시험장, 이라크 항만 개발 및 철도사업, 폴란드 바르샤바 신공항 등 현지 주요 인프라 개발에 대한 고위급 면담이 진행된다.
여기에 이번 행사에서는 베트남 공항공사, 페루 투자청 등 주요 발주처가 참여하는 총 47개 기관, 50여건의 프로젝트 설명회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발주처와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약 80여 건의 온라인 미팅도 함께 열린다.
업계에서는 해외수주 실적 300억 달러 달성에 이번 행사가 ‘단비’와 같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수주할 때 차관 제공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다”며 “이러한 사업은 양국 간에 협력을 기반으로 일감이 만들어 지는 만큼 이번 기회가 해외 일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약 30억 달러 이상의 수주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올해 해외수주 실적 300억 달러 달성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해 해외수주에 대한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지원 방식도 다양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에는 해외 건설 351억 달러의 높은 수주실적을 달성했지만, 앞으로도 추진 동력이 지속되도록 지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