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이 30일 민선 7기 주요 성과를 발표하는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일부 지역 기업인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모양새다.
서 시장은 화성시를 미래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족도시가 핵심이고, 자족도시는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인 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서 시장은 "현재 화성시가 전략적으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산업을 밀고 있다"면서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면 직원이 아무리 많아도 제조업이나 공장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서 시장은 "지난 8월 정부가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한 화성진안지구에 신도시가 개발되면 도시지원용지를 요청할 것"이라면서 "이곳에 반도체나 삼성전자와 연관된 업종만 들어오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 시장은 "동탄 유보지 역시 반도체와 연관된 업종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논의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런데 일부 특히 반월동 소·부·장 기업인들은 서 시장의 이런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비전을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서 시장의 말과는 다르게 반도체, 삼성전자와 연관된 업종에 종사하는 자신들이 3기 신도시 지정으로 한 순간에 사업터전을 뺏기게 생겼는데 화성시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기업인들은 지난 8월 30일 화성진안지구가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입 반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이 있는 반월동 기업인들은 "서울 강남 땅을 준다해도 이곳을 떠날 수 없다"며 '제척'을 촉구하며 지난달 25일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30년 넘게 이곳에서 삼성전자만 바라보며 사업해 직·간접 고용창출 및 지방세수 확충에 일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쫓겨나게 생겼다"면서 "서철모 시장도 화성시도 우리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인 K씨는 "서 시장과 이 지역 정치인들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당장 인구가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화성시가 분구돼 국회의원 의석수가 늘어나는 등 정치적인 환경이 좋아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지역경제나 기업인들에 대한 생각은 나중 문제인 것 같다"고 질타했다.
화성=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