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의 딸’은 어릴 때부터 줄곧 ‘서울 중랑구’에서 자란 서영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상징하는 별명이다. 그는 “우리 가족 4대가 모두 같은 동네에 산다. 첫 출마를 했을 때 민주‧혁신‧개혁 이런 표현을 썼다. 큰 오빠가 플랑카드를 보더니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중랑의 딸’을 적으라고 하더라. 그게 괜찮아서 지금까지 쓰고 있다”며 웃었다.
중랑구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중랑의 딸’은 그의 원동력이다. 우선 중랑구민의 숙원이었던 도시철도 ‘면목선’은 마침내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조사 대상 사업으로 결정됐다. 패션봉제산업 종사자를 위한 ‘중랑패션지원센터’와 지하5층‧지상40층 규모의 면목행정복합타운 착공도 추진하고 있다. 상봉터미널 재건축도 오는 2024년 진행될 예정이다. 서 위원장은 중랑구 내 CCTV도 꾸준히 설치하고 있다. 그는 “우리 중랑구는 배산임수의 명당”이라며 “주민들의 성원과 지지가 얼마나 무겁고 귀중한 자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역구만 챙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꾸준히 ‘불합리한 제도’에 돌을 던져왔다.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이른바 ‘태완이법’과 미혼부의 자녀가 친생자라는 사실만 확인 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일명 ‘사랑이법’도 서 위원장의 작품이다.
그는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이 있었다. 초동 수사를 잘못해서 범인을 못 잡았다. 살인자가 죄를 받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법이 통과됐고 미제 살인사건도 다시 수사하기 시작했다.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화성 연쇄 살인범도 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공무원 구하라법(공무원 연금법과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있다. 해당 법안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에 대해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에게 보상금·연금 등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 위원장은 여기에 일명 ‘구하라법’도 재추진 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 양육의무를 위반하거나 학대를 하는 경우 상속권을 상실시키는 법안이다.
서 위원장은 “한 소방관이 한 살 때 엄마가 이혼하고 가버렸다. 그런데 그 아이가 소방관이 됐고 아쉽게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이후 딸을 버렸던 엄마가 약 30년 만에 나타나 유족 보상금과 퇴직금을 수령했고, 유족 연금도 받아 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 위원장 주도로 통과된 ‘공무원 구하라법’으로 인해 딸을 버린 엄마는 앞으로 연금을 받지 못한다.
그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기반을 구축하겠다. 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법과 정책 마련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행안위원장인 그는 최근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경찰 문제에도 관심이 크다. 서 위원장은 이를 “임무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의 문제”라고 분석하며 ‘여경 무용론’과 선을 그었다.
그는 경찰 특유의 분위기가 해당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서 위원장은 “이를 단순히 젠더갈등의 문제로 치부하면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며 “경찰에 ‘적당히 한다’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경찰을 월급을 타는 직업으로만 생각한다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서 위원장은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을 꺼냈다. 해당 법안에는 범죄 상황 등 긴박한 상황을 예방하거나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타인에게 피해를 입혀도 형사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서 위원장은 “열심히 하는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고 대강 하는 사람은 안전한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찰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살해나 성폭력, 아동학대 등 위험에 처한 사회적 약자들을 경찰이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젠더 갈등’에는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서 위원장은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기 하면서 특정 성별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행태가 매우 안타깝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한 “능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어야 하고 역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극단페미니즘과 여성우월주의로 나아가서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성폭력·성매매 사건이 일어나도 낮은 형량으로 개탄하는 일이 없는 사회, N번방 사건과 같이 디지털 성범죄가 없는 사회 등 양성평등, 남녀노소 차별 없는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앞으로도 ‘보통사람’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낸 세금을 이자를 붙여 돌려드려야 한다. 국민이 억울하지 않도록 옆에서 돕고 지원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1%가 아닌 99% 사람을 위한 법과 정책을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 중랑의 딸이 가져올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