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하’, ‘김구 선생 비하’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결국 자진 사퇴를 택했다.
노 위원장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지난 월요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임명받은 노재승”이라며 “직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유권자의 위치로 돌아가 근거리에서 확인한 윤석열 후보의 진정성을 알리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과거 제 소셜미디어에 남겼던 글에 대한 논란은 해명보다는 인정을 그리고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러나 아직 덜 자란 나의 마음의 그릇은 미처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며 “작성 당시 상황과 이유와 관계없이 과거에 내가 작성했던 거친 문장으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비록 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중도 하차를 하지만 정치적 배경이 없는 나의 임명을 통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시야가 과거에 비해 더 넓어졌음을 기억해달라”라고 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일반인 유세 연설로 유명세를 탄 인물로 지난 5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과거 SNS 발언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에 직면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월 ‘5·18의 진실’이라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5·18 민주화 운동을 놓고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고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을 죽인 인간”, “그 무식한 손석희 얘기를 믿고 멍청하게 광화문으로 나갔다” 등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 내 인사들도 사퇴설을 일축하며 노 위원장을 두둔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미 사과를 했다”며 “사람이 살다보면 젊은 시절에 이런저런 실수할 수도 있다. 우리한테 필요할 땐 불렀다가 필요없다면 그냥 자르는 것이 맞는가”라고 감쌌다.
그러나 논란이 이어지자 윤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 위원장이 직접 ‘자진 사퇴’로 결단했다. 노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보다는 내 주관이 조금 더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해달라”라며 “윤 후보의 당선과 국민의힘의 집권을 위해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계속 활동하면 오직 나의 명예회복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