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두환 재평가’를 TK(대구·경북)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고 풀이했다. “딱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보진영에서도 가장 왼쪽에 있었던 분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본인이 표의 확장성을 더 가져오지 못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참 보기에 딱한 부분도 있다. 전두환씨의 재평가를 TK에서 한다고 해서 TK 민심이 이 후보를 향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유에 대해선 자신이 당 대표 선거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고도 당선된 점을 들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 때 대구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고 이런 일이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연설한 뒤 당 대표가 됐다. TK라는 지역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평면적으로 이 후보같이 접근하는 것이 결코 표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TK의 지방 문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해결점을 제시하고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3박 4일간의 TK 일정을 진행하면서 전씨에 대한 기존과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올때마다 밟고 간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전씨 사망 당시엔 “내란학살의 주범이다. 흔쾌히 애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TK 일정에선 연일 전씨에 대한 재평가 발언을 내놓고 있다. △11일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12일 “나름 능력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다만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꿀 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지를 용서 못할 사람”,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 등 비판적인 입장을 전제로 발언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