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흉통 느낀다면 빨리 병원 찾으세요 

겨울철 흉통 느낀다면 빨리 병원 찾으세요 

글·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배장환 교수

기사승인 2021-12-17 15:04:17

지금처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질 때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심혈관계 질환이다. 

실제로 심근경색증 등은 추운 날씨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말초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면서 관상동맥 내 동맥경화반이 파열해 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을 막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혹은 낮은 기온이 지속 유지될 때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만일 외출해야 한다면 따뜻하게 옷을 입어야 하고 너무 추운 날에는 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심근경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 한가운데 혹은 약간 왼쪽 깊은 곳에서 쥐어짜거나 내리 누른다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의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증 환자의 95% 이상이 이런 흉통을 겪는다. 일부 환자는 흉통과 함께 목이 조이거나 턱이 함께 아프거나, 왼팔 안쪽으로 통증이 뻗치는 듯한 방사통을 겪는다. 이 때, 식은땀이 동반된다면 심근경색증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심근경색증의 흉통은 협심증과 달리 병원에 가서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삽입술을 하거나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을 때까지 몇 시간이고 지속된다.  

심근경색증은 동맥경화증 발생을 높이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남성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의 중장년층,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흡연, 대사성 증후군(복부비만을 바탕으로, 전고혈압, 당뇨병 전단계, 고지혈증 전단계 등이 중첩되어 있는 상황)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심근경색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35%는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60~80%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다. 또한 흡연중인 분들도 60% 정도 된다. 때문에, 이러한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급작스러운 흉통이 발생하였다면 당연히 심근경색증을 의심해야 한다. 

심한 흉통이 발생했다면 병원에 빠르게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19에 최대한 빨리 전화를 하고, 24시간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즉시 가야한다. 그래야 심근경색증과 연관된 심장마비와 심장성 쇼크를 예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망까지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병원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을 쓰기도 한다. 체한 것 같아서 소화제를 먹고 기다린다거나, 집 근처 병원에 방문해 간단한 진료를 받고 집에서 쉬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심근경색증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망률이 높아지는데, 발생 30분 후부터 심장조직이 죽기 시작하고, 6시간이 넘어가면 심장 근육이 돌이킬 수 없는 괴사에 빠진다. 12시간이 넘어가면 막힌 관상동맥이 지배하는 심장 근육 부분이 완전히 괴사되는 경우가 발생하여 스텐트 삽입으로 혈관을 열어도 심근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근경색증 환자 진료를 잘하고, 스텐트 삽입술을 잘 하는 병원 위치를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1개월 사망률이 9.6%에 이르며, OECD 평균보다 높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급작스러운 흉통이 발생하면 5분 내로 119에 전화를 하고 구급차를 타야 한다. 특히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이 있거나 흡연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흉통을 경험했을 때, 즉각 119에 전화하길 바란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신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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