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제안’을 조건부 수용했다. 수용 조건으로는 ‘대장동 특검’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약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이 ‘이 후보의 토론 제안을 받을 용의가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토론의 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후보에게 토론을 압박했다. 그는 “토론은 한 국가의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라며 “토론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했다.
또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이해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윤 후보가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이게 싸움밖에 안 나온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이러한 이 후보의 공격에 윤 후보는 “이런 상태의 토론은 별로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내가 ‘TV토론이 자신이 없다’라고 하는데 그동안 (당 경선에서) 16번이나 토론회를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나와 토론을 하려면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받고,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한번 발표된 공약과 정책이 필요에 따라 바뀌는데, 이에 대해 분명히 설명해서 예측 가능하게 해준다면 토론은 얼마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는 ‘대장동 특검’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현장을 찾아 특검 도입을 촉구할 예정이다. 선대위 공보단은 공지를 통해 “정의를 살리는 선대위 일정”이라며 “윤 후보의 ‘공정과 정의의 출발점’이 대장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