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무지개를 꿈꾸게 한 노래들 [플레이리스트]

그룹 무지개를 꿈꾸게 한 노래들 [플레이리스트]

기사승인 2022-01-04 06:00:11
그룹 무지개. 왼쪽부터 김승열, 최선웅, 박건우, 이정욱. 유엠아이엔터테인먼트.

평균 경력 9.5년. 지난달 데뷔한 그룹 무지개에겐 ‘신인’이란 표현이 무색하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맏형 김승열부터 아이돌 그룹 출신 뮤지컬 배우인 막내 박건우까지 멤버들 모두 적지 않은 시간을 음악 속에 파묻혀 지내서다. 에움길을 거쳐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인 네 남자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최근 서울 상암동 쿠키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무지개 멤버들에게 자신을 꿈꾸게 한 노래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김승열이 고른 노래 - 스티비 원더 ‘레이틀리’(Lately)

“전역 후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알앤비(R&B), 솔(Soul) 등 흑인 음악에 빠졌어요. 원곡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따라 부른 영상들도 많이 봤죠. 그 중 한 명이 제 음악 인생 시작을 함께 한 보컬 선생님이에요. 그 분을 시작으로 여러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도움을 받으며 꿈을 키웠어요.” 김승열은 20대 중반이었던 2004년 흑인 음악 동호회 솔리스트에 들어가 14년 간 무대에 올랐다. 가수 이현·케이윌·김진호 등이 이 동호회 출신이고, 같은 그룹 멤버인 이정욱도 솔리스트에서 만났다. “흑인 음악을 좋아했지만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많진 않았어요. 데뷔는 못했지, 그렇다고 음악을 그만둘 수도 없지… 전전긍긍하다가 2018년쯤 가수가 되리라는 꿈을 접고 생업에 전념했죠. 하지만 미련이 쉽게 사라지진 않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정욱이에게 같이 활동해보자고 제안을 받았고, 바로 승낙했습니다.”


이정욱이 고른 노래 - 보이즈 투 멘 ‘두인 저스트 파인’(Doin’ Just Fine)


“보이즈 투 멘 3집 음반 첫 곡이자 지금의 저를 만든 노래예요. 중학교 3학년 때 과외 선생님이 이 음반을 선물해주셨는데요, 듣자마자 ‘사람이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다니!’라며 놀랐던 기억이 나요. 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는 것이 당시 저의 목표였어요.” 보이즈 투 멘은 2019년 내한 공연에서 “우리는 29년간 음악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사람들이 더 이상 우리 노래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정욱은 말뜻을 이해하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컬 그룹이 트렌드는 아니니까요. 신곡을 준비하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정통 발라드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옛날 노래처럼 들리지 않게 하려고 애썼죠. 다만 장르에 한계를 두진 않으려고 해요. 록발라드, 알앤비, 심지어 아이돌 음악도 부를 준비가 됐답니다!”


박건우가 고른 노래 - 김연우 ‘사랑한다는 흔한 말’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던 고등학생 때, 이별을 경험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이 곡을 들었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펑펑 쏟았죠. 아시죠, 저녁에는 버스 창문에 자기 모습이 비치는 거. 창문 속 제 모습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박건우는 중학생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엔 부모님 뜻에 따라 학업에 집중했다. 17세 땐 삭발까지 해가며 학구열을 불태웠지만 이내 공부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즈음 접한 ‘사랑한다는 흔한 말’은 박건우의 인생을 바꿔 놨다. “이전까진 노래를 듣더라도 멜로디나 악기 연주에만 귀를 기울였거든요. 그런데 이 곡으로 인해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깨달았어요. 음악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된 셈이에요.”


최선웅이 고른 노래 - 셀린 디온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

“저를 음악에 빠지도록 만든 건 다름 아닌 영화 ‘타이타닉’(감독 제임스 카메론)이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 영화를 처음 보고, 주제가로 삽입된 셀린 디온의 노래에 제 모든 걸 빼앗긴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만화만 좋아하던 제가 이 노래만큼은 수백만 번 반복해서 들었어요. 그땐 제가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될 줄 몰랐어요. 다만 한 가지에 미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알게 됐죠.” 최선웅은 2015년 프로듀서 그룹 모해로 데뷔했고, 2018년부터 퍼스트플로어(1stfl)라는 이름으로 개인 음반도 내고 있다. 그는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가슴 속 끌림 하나만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뭔가를 이루겠다는 기대는 크지 않아요. 그저 강한 끌림을 따라 여기까지 왔어요. 앞으로도 계획이나 꿈, 이상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갈 거예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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