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 尹 선대위 쇄신… ‘이준석’ 불씨 남은 국민의힘

격랑 속 尹 선대위 쇄신… ‘이준석’ 불씨 남은 국민의힘

野 중진들 “이준석의 최근 궤적, 비상식적이라는데 공감”
李 “공식적으로 결론 나와 하는 말에만 답할 것”

기사승인 2022-01-04 18:26:1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면 쇄신’ 후폭풍이 거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숙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의 거취와 맞물려 분란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틀째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선대위 개편을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과의 논의를 통해 결단을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전면 쇄신을 통한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후 합류를 놓고 당내 반발이 컸던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첫 신호탄이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일제히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를 뒷받침해온 선대위 주요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김종인 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인사가 일괄 사의를 선언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 모두는 모든 당직과 보직을 내려놓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후보 빼고는 다 바꾼다는 방침으로 후보가 전권을 가지고 선대위를 개편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자리서 사선을 지킨다는 각오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와 단결을 통해 지금부터 정권교체의 깃발이 힘차게 나부끼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선대위 해체 수순에 돌입한 형국이다.

이는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되자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열세를 보이던 당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단행했던 것처럼 국민의힘도 전면 쇄신으로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선대위 내부 갈등의 봉합이다. 개편 추진 과정에서 ‘후보 패싱 논란’이 불거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3일 저녁 TV조선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 긴박하기 때문에 누구 하나가 저질러서 발동 걸지 않으면 선대위 개편이 어려워질 것 같아 오늘 아침에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윤 후보와의 상의 없이 선대위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내부 갈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개편 방향성과 폭을 놓고 김종인 위원장과 윤 후보 간 기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 역시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비대한 선대위를 실무형 체제로 바꾼다고 구상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통해 당내 갈등의 핵심으로 꼽히는 ‘윤핵관’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반면 ‘후보 전권’을 중시하는 윤 후보는 개편 규모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은희 기자

당 내홍의 주축이면서도 백의종군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이준석 대표의 거취 문제도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윤 후보 지지율 하락에 이 대표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다. 전날 의총에 이어 중진들까지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당내 사퇴 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현역 중진회의에서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에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데 공감했다”며 “중진들과 이 대표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 의원총회의 결론인 후보 중심으로 단합해서 해야하고 당의 쇄신과 선대위 쇄신방향에 있어 후보 의견을 존중한다는걸 재확인 했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사무총장도 “당대표의 발언은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며 “중진들이 이 대표와 만나 그부분에 대해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돌아오면 박수로서 환영하겠다고 저는 (회의에서) 얘기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책임론이 불거진 데 대해 “결론을 내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답변하겠다”고 대꾸했다. 

이 대표에게 2030세대의 마음을 잡는 역할을 주문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것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답하지 않겠다. 결론이 나와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들에게 답하겠다”며 “누가 했는지도 불분명한 말들에 답하게 되면 당이 혼란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병준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는 책임이 더 큰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사표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런 위험한 말을 하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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