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수 업계들은 공약의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감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A 제약사 관계자는 “(기대감을 갖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정책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고, 실제로 적용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며 “특히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은 보험약가를 책정하는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라서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B 바이오사 관계자도 “대선주자들의 공약이기 때문에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탈모 카피약 약가 인하와 탈모 신약 연구개발 지원에 나서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와 국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8조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 매년 8%씩 성장해서 2028년에는 현재의 두 배 가까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은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됐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 탈모환자는 연평균 2.4%씩 증가해 지난 2020년 2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탈모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만큼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업계도 있다.
한림제약과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 쿼드메디슨 관계자는 “예전부터 탈모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지대했기에 업계에서는 탈모약 건보 적용이나 임상지원 소식 등을 좋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탈모치료제 전용 생산라인을 3배 확대하기로 했다. 생산라인 완공 후 상업생산에 돌입, 생산 효율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올해를 탈모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다만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탈모치료제 전용 생산라인 확대 결정이 이번 대선공약과 맞물렸던 것은 아니다. 공약이 진행되는지 여부도 정해진 게 없기 때문”라면서도 “지난해 상반기에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고 투자를 진행했었다. 올해 3월 말이나 4월이면 생산라인이 준공되고 상업용 생산도 늦어도 4월정도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탈모치료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을 위해 품질 높고 원가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국내 업계의 탈모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탈모치료제 신약후보물질 ‘JW0061’에 대해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피부과 연구팀 등 미국 피부과 분야 연구팀과 현재 전 임상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임상이 진행 중이고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탈모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9월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1상 임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대웅제약은 주사세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함께 내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공동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쿼드메디슨은 함림제약과 탈모치료제 마이크로니들을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개발단계를 거쳐 현재 전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 탈모치료 관련 특허를 보유한 인스코비도 현재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스코비 관계자는 “체내이식형 탈모치료제로 한국, 일본,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지난해에는 중국 특허도 취득했다”며 “현재 기초연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