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편의점 업체 미니스톱 인수를 코앞에 두고 있다. 롯데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롯데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품게 되면 CU, GS25 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미니스톱을 보유한 일본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미니스톱 매각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그룹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로 인수 주체는 세븐일레븐 운영법인인 코리아세븐이다.
최근 진행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는 이마트의 자회사인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등 세곳이 참여했다. 롯데그룹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인수가격으로 3000억대를 제시해 나머지 두 곳이 제시한 2000억대보다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롯데는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바 있다. 하지만 당시 4000억원이라는 가격에 이견을 보여 협상이 무산됐다. 4년 후 미니스톱의 가치가 더 하락한 데다, 롯데가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이 같은 결과를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로 CU와 GS25를 추격하고, 이마트24와 격차를 더 벌린다는 전략이다.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는 각각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를 운영 중이다.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지난해 기준, 매장 수 1만1750여개인 세븐일레븐은 1만4000여개의 점포를 확보해 1만6000개 안팎인 GS25, CU 등과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반면 신세계에 미니스톱 인수를 허용하면 이마트24의 점포수가 8000여개로 늘어나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점포수는 편의점 업계에서 ‘규모의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통한다. 점포수가 많을수록 입점 업체들과의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매출과 긴밀한 요소다.
롯데 입장에서 미니스톱 인수는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인 셈이다. 특히 편의점의 근접출점(100m·담배 소매점 간 제한거리)을 제한하는 자율규약 시행으로 신규 출점 역시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라스트 마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롯데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라스트마일이란 소비자에게 물건이 전달되는 물류의 최종 단계를 말한다. 편의점을 이커머스와 연결시킨다면 라스트마일 배송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전국 롯데마트를 중소형 물류센터로 활용해 2시간 내 신속 배송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기존 세븐일레븐 점포와 미니스톱 점포까지 더해 마이크로 풀필먼트로 이용하면 더 효과적 배송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경쟁사인 GS리테일 역시 GS25와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라스트마일 배송에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전은 편의점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롯데 입장에서 미니스톱은 매력적 매물이 분명하지만 (미니스톱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비용도 계속 필요한 만큼,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롯데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니스톱 인수를 검토 중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공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편의점 3위 자리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