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가 초지역에 접한 공유재산(체육용지)을 민간에 매각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다. 더욱이 윤화섭 시장이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미래 성장동력이자 도심 초지역세권 부지를 매각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진다.
양근서 전 안산도시공사 사장은 21일 긴급성명을 내고 "안산시는 안산의 심장부 초지역세권 부지 민간매각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며 "윤화섭 시장은 최근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안산도시공사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한데 이어 공사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던 해당 부지를 민간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려는 시도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장동 등 개발사업에 얽힌 수많은 부패와 비리로 인해 온 국민이 미증유의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는 시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의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하는 시점에서 공공개발사업을 느닷없이 민간사업으로 변경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개발을 통한 개발이득의 공공환수, 즉 안산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이득을 빼앗아 특정 민간업자들에게 몰아주는 결과가 불보듯 뻔한 이상 안산시, 안산시의회, 안산도시공사 모두 배임의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세가지 요구를 당장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윤 시장에 대해 "초지역세권 부지의 민간매각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공공개발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산시의회에 대해서는 "윤 시장이 제출한 초지역세권부지 민간매각 계획안(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에 시민의 이름으로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산도시공사에 대해서는 "안산시와 협약된 사업시행자로서의 자격과 현물출자 약속이 이행되도록 안산시의 민간매각 방침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예전부터 저의 퇴임과 관련해 윤 시장이 저를 공사에서 몰아내고 뭔가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는데 이제보니 결국 이것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제10대 안산시장이었던 송진섭씨는 "이 해당부지 포함 그 일대는 원래 수자원공사로부터 기부체납된 종합운동장 부지였으나 내 시장 임기 때 도시계획변경을 하고 시의회 의결을 거쳐 그 전체 토지를 분할해서 상당 부분을 안산시 소유 토지로 변경시키면서 1차로 종합운동장(와스타디움)과 단원구청·보건소를 건설했고, 이 금싸라기 나대지가 남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산도시공사 사장에 김철민 국회의원의 사무장을 했고, 과거 공사 근무 시 사법처리됐던 사람을 어거지로 사장시킨 일부터 이상했다"면서 "윤화섭 시장이 임기 막판에 터무니없는 짓을 벌인다. 안산시가 갖고 있는 매우 중요한 재산이므로 공영개발 등 안산시 발전에 유익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미정 경기도의원 역시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민간개발업자에게 매각해서 개발하겠다는 시도는 부적절해 보인다"며 "시의회와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 의견개진을 통해 바로 잡히길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옥순 안산시의원은 "초지역세권이 문제가 돼서 기획행정위원회에서 번안동의(飜案動議)해 '초지역세권 공유재산' 건은 21일 열릴 본회의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왔다.
안산=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