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도 곧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7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상당히 큰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조치”라며 “단순히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실시하는 게 아니라,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의료체계가 무너질 우려가 있을 때 비로소 거리두기 조치로 확진 규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성은 낮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분석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4518명으로, 지난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전날(1만3012명)에 이어 이틀째 1만명대를 초과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입원 치료나 중환자 병상이 필요하지 않은 무증상·경증 환자이기 때문에 의료대응 역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날 17시 기준 전국에 확보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1만7660병상 가운데 1만1129병상(63%)이 사용 가능한 상태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의 경우 전국의 확보병상 2294병상 중 1874병상(81.6%)이 사용 가능한 상태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의 증가가 중증환자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의료체계 가동 상황을 고려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는 너무 조급한 의견이다”라며 “단순히 확진자 수를 고려하는 게 아니라, 위중증 환자 발생 규모와 의료체계 여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방역당국은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방침이다. 손 반장은 “연휴 이후의 유행 상황을 봐야겠지만, 가급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상태로 오미크론 유행을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택치료 역량은 지속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연휴가 끝난 다음달 3일부터 위중증 환자와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무증상·경증 재택치료자 증가에 대비해 지역사회의 병·의원이 검사 및 재택치료 체계에 참여할 예정이다.
손 반장은 “참여를 희망한 의료기관이 상당히 많았는데, 적정수준으로 확보할 것을 각 지자체에 안내했다”며 “오미크론의 중증화 정도를 고려하면 재택치료 모니터링을 현행 2~3회에서 더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기 때문에 감당 가능한 재택치료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지자체가 참여 의료기관을 확정해 전체적으로 정리되면 다시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시행되면, 검사체계는 PCR검사와 신속항원검사로 이원화된다. 60세 이상,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신속항원검사 양성자, 의사의 소견서 보유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만 기존처럼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PCR검사를 받게 된다. 선별진료소에서는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손 반장은 “선별진료소에서 배포하는 키트는 원칙적으로 현장에서 사용하게 된다”며 “다만, 지자체 검사소 상황에 따라 예외적으로 자택에 가져갈 수 있도록 탄력성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험군의 범위는 감염 유행과 전체적인 (검사체계) 운영 상황에 따라 질병청에서 기민하게 반응해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