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세우스’, 포켓몬의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게임 들춰보기]

‘아르세우스’, 포켓몬의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게임 들춰보기]

기사승인 2022-02-08 06:30:09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닌텐도 스위치

많은 포켓몬 팬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이하 아르세우스)’가 지난달 28일 드디어 출시됐다. 1996년 첫 번째 포켓몬 시리즈 ‘포켓몬스터 레드·그린(레드·그린)’이 탄생한 지 26년 만에 출시된 아르세우스는 세미 오픈월드 방식을 차용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아르세우스가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게이머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었다. 최근 몇 년간 포켓몬 시리즈는 게임성, 그래픽 등 다양한 요소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대상으로 출시된 ‘레츠고! 피카츄·이브이(이하 레츠고)’,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이하 소드·실드)’부터는 게임성과 그래픽 측면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출시된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이하 브다·샤펄)’은 각종 버그와 낮은 완성도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도 아르세우스는 그동안의 나쁜 흐름을 깬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 북미지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아르세우스는 누적 판매량 650만 장을 돌파했다. 포켓몬 시리즈 가운데 가장 빠르게 600만 장을 돌파한 것이다. 평가 역시 준수하다. 미디어 전문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아르세우스의 전문가 점수는 84점이다. 스위치로 출시된 포켓몬 시리즈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다. 

포켓몬 팬으로서 아르세우스를 안 해볼 수 없었다. ‘포켓몬스터가 가야 할 올바른 미래’라는 극찬까지 나오고 있는 아르세우스는 어떤 게임일까.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히스이 탐험으로 도감을 완성하자

포켓몬스터의 캐치프레이즈 ‘Gotta catch'em all(Got to catch them all)’에는 모든 포켓몬을 잡아 포켓몬 도감을 완성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드·그린부터 이어진 유구한 전통이다. 하지만 모든 포켓몬을 잡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고, 도감을 완성해도 보상은 생각보다 미미했다. 이러한 이유도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한 뒤 도감 완성보다는 다른 이용자와 포켓몬 배틀 쪽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세우스는 포켓몬 시리즈의 근본을 강조한 작품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몬스터 레벨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도감을 완성하는 것이다.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히스이 지방은 크게 5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각 지역의 포켓몬의 특성을 하나하나 파악한 뒤 포획하면 도감 레벨이 오른다. 도감 레벨이 오르면 단원 랭크를 올릴 수 있는데, 단원 랭크가 오르면 출입 가능한 지역이 늘어난다. 이번 작품에는 히스이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7종의 새 포켓몬과 17종의 리전폼 포켓몬이 추가됐으니 이들을 모두 잡아보자.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이전 시리즈에는 배틀을 거쳐 포켓몬을 잡아야 했지만, 아르세우스에서는 잠입액션을 사용해 포켓몬에게 들키지 않으면 배틀 없이도 포획이 가능하다. 포획에 중점을 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시스템을 연상시킨다. 몬스터볼과 슈퍼볼을 비롯해 헤비볼, 페더볼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포켓몬을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르세우스는 오픈월드 시스템을 차용하면서 탐험과 포획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정확히 말하자면 시작부터 모든 지역을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진행 상황에 따라 출입할 수 있는 지역이 해금되는 세미 오픈월드 형태다. 장르에만 한정한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픈월드의 최대 강점인 높은 자유도가 발현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토리 설정으로 이러한 점은 보완됐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에서 인간과 포켓몬은 다소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주인공은 인간과 포켓몬 사이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두 집단의 유대감이 높아질수록 이용자들이 입장할 수 있는 지역은 늘어난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배틀 시스템 전격 개편… ‘포린이’도 어렵지 않아요 

메인 콘텐츠가 포획과 탐험이라고는 하지만 포켓몬 배틀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번 작품에는 체육관과 관장이 없고, 탐험과 조사가 중심을 이룬다. 그래서 트레이너 배틀이 기존보다 줄었다. 하지만 야생 포켓몬과 배틀은 원하는 만큼 진행할 수 있다.  

아르세우스의 배틀 시스템에는 매우 큰 변화가 생겼다. 기존의 포켓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턴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속공’과 ‘강공’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됐다. 속공은 데미지가 낮은 대신 빠르게 행동할 수 있고, 강공은 데미지가 높은 대신 턴이 밀리게 된다. 다소 단순했던 전투방식에 전략성이 가미돼 재미가 늘었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히스이 지방을 탐험하다 보면 일반 포켓몬보다 덩치가 크고 붉은 안광을 가진 ‘우두머리 포켓몬’을 발견할 수 있다. 높은 레벨의 우두머리 포켓몬은 강력하고 다양한 기술을 구사한다. 어지간한 기술 한 대만 맞아도 빈사상태가 되는 경험을 하기 십상이다. 때문에 화상, 독, 마비, 졸음 등의 상태이상 기술을 가진 포켓몬과 ‘잠자기’, ‘날개쉬기’, ‘HP회복’ 등의 회복기를 가진 포켓몬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치료약과 같은 아이템도 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해두자.

배틀에 사용할 포켓몬 육성을 위한 난이도는 전작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과거 시리즈의 경우 실전 배틀 포켓몬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알까기 작업을 시작으로 노력치와 성격을 맞춰야 했다. 이 과정에서 좋은 개체를 고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작품에는 ‘노력 레벨’이라는 것이 등장했는데 포획한 포켓몬을 놓아주거나 우두머리 포켓몬을 잡을 때 얻는 ‘노력의 모래’로 높일 수 있어 육성 부담이 줄었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분명 퀄리티는 높아졌는데… 아쉬움은 여전

연출도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소드·실드와 브다·샤펄의 경우 기술을 사용할 때 연출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등딱지에 대포를 달고 있는 ‘거북왕’이 ‘물대포’를 사용할 때, 대포가 아닌 배에서 기술이 나가 비판이 나왔다. 아르세우스에서는 전체적으로 기술 연출이 화려해졌고, 각각 포켓몬 고유의 기술 동작이 생겼다. 아울러 진화 연출도 상당히 화려하게 변경됐다.

그래픽 부분은 평가가 엇갈린다.

아르세우스는 만화 풍의 느낌이 물씬 나는 카툰렌더링 방식의 그래픽을 적용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과 소드·실드가 혼재된 느낌이다. 2019년 출시된 소드·실드, 지난해 출시된 브다·샤펄이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아르세우스의 그래픽은 상대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여타 다른 게임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그래픽인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아르세우스와 그래픽 부분으로 가장 많은 비교가 되는 야숨 역시 2017년 출시 당시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르세우스는 나무, 바위 등의 텍스처가 다소 뭉개지는 경향이 있고 간헐적인 프레임 드롭도 발생한다. 

결국 이번 작품 역시 포겟몬 시리즈의 고질적인 품질 문제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아르세우스는 그러한 단점을 모두 감안해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이라는 것이 대다수 포켓몬 팬들의 의견이지만, 닌텐도와 게임프리크가 매번 IP 파워에만 기대 배짱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사진=강한결 기자

‘아르세우스’ 이런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1. 포켓몬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구매한 진성 ‘포켓몬 덕후’ 당신에게
2. 배틀보다는 포켓몬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에게
3. 스마트폰으로 포켓몬 고 깨나 해본 당신에게
4. 전작 브다·샤펄에 실망한 당신에게
5. 새롭게 바뀐 포켓몬이 궁금한 당신에게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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