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코 찌르라고?” 등교 전 검사 검토에 학부모 걱정 태산

“주 2회 코 찌르라고?” 등교 전 검사 검토에 학부모 걱정 태산

학부모들 “사실상 아동학대” vs “감염 불안 덜어”

기사승인 2022-02-14 12:53:24
지난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교 신속PCR검사 시범사업 운영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3월 새학기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오면 등교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같은 방침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주 2회나 코 찌르라는 거냐” “코로나19도 무섭고 자가진단검사도 두렵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유치원·초등학교에 자가검사키트를 지급해 검사 후 등교하도록 하는 방침을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 중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1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감염에 취약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가진단검사키트를 무상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상은 전국 유치원생 59만명, 초등학생 271만명, 총 220만명이다. 학생 1명에게 주당 2개씩 5주간 검사한다. 

학부모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커지면서 감염 우려가 커진 만큼 선제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정확성이 낮은 자가검사키트를 1주일에 2번이나 검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신속항원 검사의 민감도는 41.5%이며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이 자가 검사를 했을 경우에는 20% 미만까지 떨어진다.

초등 6학년, 2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40)는 “밀접 접촉자도 아닌 아이들에게 주 2회 선제검사를 하라는게 맞는거냐”라며 “코를 찌르는 불편함에 어른도 힘들어 하는 검사다.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5세 자녀를 둔 김모씨(35)는 “어린이집 같은 반에 확진자가 나와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아이를 상대로 도저히 혼자 검사 할 수 없어 방문했는데 거기서도 키트 나눠주고 방법 설명만 해주더라”며 “3월부터 유치원으로 옮기는데 주 2회 검사라니 눈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유치원·초등학교 주 2회 자가진단키트 검사와 관련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과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맘카페에도 비슷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자가키트 정확성이 높지 않다면서 주 2회나 코를 찔러야 하나” “이럴 바에 원격수업이 낫겠다” “애들이 이제 면봉 근처만 가도 울고 난리인데 트라우마 생길 듯” “사실상 아동학대” 등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12일 유치원·초등학교 주 2회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반대하는 글도 올라와 이날 오전 11시40분 기준 2만7206명의 동의를 얻었다. 

반대로 교육부가 검토 중인 방침을 찬성하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자가검사를 통해 불안감을 덜어내고 학교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등 3학년 자녀를 둔 유모씨(38)는 “자가진단키트 물량 부족으로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사더라도 비싸게 구매하는게 현실인데 정부가 학생들에 키트를 지급해준다고 해서 다행”이라며 “새학기를 앞두고 코로나 감염 불안이 컸는데 그래도 음성이 나온 아이들만 등교가 가능하니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맘카페에 “PCR에 비해 자가진단키트는 깊이 (면봉을) 넣지 않아 찌른다고 표현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주 2회 검사하면 오히려 학교 보내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는 거나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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