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창원까지 ‘PK 7개 도시’ 강행군
- ‘노무현·김대중 선거장사’ 이용하면 안 돼
- 대장동 썩은 냄새 경남 전역 진동
-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잘돼야
- 야간유세, 스마트 폰으로 불 밝히며 환호
울산과 경남지역 유세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9일 하루, 7개 도시를 도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보수 텃밭을 다졌다. 가는 곳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며 정권교체 여론에 힘을 실었다. 유세 현장에서 전·현직 대통령을 소환하며 지역 표심도 공략했다.
영남 방문 이틀차를 맞은 윤 후보는 이날 울산·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 7개 도시를 순서대로로 찾았다. 이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견고한 영남권을 훑으며 최근 상승하고 있는 지지율을 더욱 단단히 다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발걸음이다.
특히 그는 가는 곳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해 발언 수위를 높이며 ‘대장동 의혹’을 언급했다. “영남에선 거리가 멀지만, 저 대장동을 한번 보라. 그 썩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만배 혼자 다 먹지 않았을 거다. 공범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민 민주당 핵심 실세들을 한국 정치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롯데백화점에서 유세를 시작하며 “50년 전 철 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 소위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문재인 정권을 직격했다. 이어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뭉쳐서 비밀 유지가 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눠 갖고, 권력을 유지해 가는 것이 민주당의 실체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매일매일 휴대폰을 이용해 댓글을 달고, 자기 반대파의 인신공격을 해서 마음이 약한 사람은 민주당과 싸울 수가 없다. 사람을 인격 살인해 바보로 만든다”면서 “윤 후보는 “하지만 저같이 무감각하고 맷집 있는 사람은 이런 민주당 사람들이 수백만 명 몰려와도 끄떡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이 보시기에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권 같은 ‘비즈니스 공동체’가 아니다”라며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원들은 민주당보다 악착같은 게 없지만 진정성이 있고, 거짓말은 안 한다”고 호소했다.
김해 유세장인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연단에 오른 윤 후보는 진보 진영에서 존경받는 대통령들과 현재 여권을 분리하며 차이점을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나”라며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을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다 그런 분들을 내놓고 선거 장사에 이용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당 실세들은 오로지 자기들의 집권 연장 말고는 다른 생각하는 것이 없다”며 “이번 3월 9일 단호한 심판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새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거제시 유세에서는 “자기들(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라는 것을 빌미로 새벽에 14조짜리 예산을 전격 통과시켰다”면서 “이것은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이 아니고 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오전 민주당이 단독 통과시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 날선 비판을 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그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민주당에도 양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 사람들이 군벌과도 같은 586 이념 세력에 갇혀서 꼼작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도 잘돼야 하고, 우리 국민의힘도 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께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해 정부를 만들어주셨다가, 또 잘못하면 민주당으로 정부를 만들어달라. 그게 민주주의이고 국민주권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후보는 당초 예정돼 있지 않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정직하고 큰 정치로 개혁의 문민시대를 여신 김영삼 대통령님의 정신을 배우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이후 윤 후보는 예정시간 보다 늦은 저녁 7시 경 마지막 유세장인 거제엠파크 앞에 서자 기다리고 있던 지역민들은 일제히 ‘윤석열’을 환호하며 스마트 폰의 불빛을 밝혔다. 그는 “작금의 민주당 집권 5년을 돌아보니 우리 거제의 아들 김영삼 대통령님이 더욱 그리워지지 않느냐”면서 “김 전 대통령께서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패거리 정치를 했나, 자기들끼리 이권을 나눠 먹는 비즈니스 사업 정치를 했냐”고 꼬집었다.
여당의 대북·안보 정책도 비판했다. 창원 유세에서 윤 후보는 “철 지난 좌익 혁명 이론을 공유해온 일부 세력들이 민주당을 장악해 우리 집권 체제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이 군사 균형상 당연하다는 입장을 갖는다”면서 “휴전선 양쪽으로 40개 사단과 수천 개의 미사일, 장사정포가 배치돼 있는데도 전쟁은 끝났다고 종전 선언을 주장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치 평화인양 위장하는 것인데 이런 것이야말로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 억제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유세 내내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 세력과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결”이라며 “부패와 정의, 우리의 미래가 있느냐 없느냐,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사느냐 죽느냐의 대결”이라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지역 맞춤형 공약도 선보였다. 울산권 광역철도 조기 완공, 양산 광역철도사업 조기추진, 김해 에어로(Aero)테크노밸리 추진, 김천/거제 KTX 건설 조기완공, 통영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착공, 진주 항공우주청 설립, 창원∼밀양 및 창원∼울산 고속도로 건설 등이다.
어느새 윤 후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어퍼컷 세리머니’도 유세 현장을 달궜다. 윤 후보는 지역을 방문해 연설의 시작과 끝날 때마다 청중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로 지역민들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김은혜 공보단장은 “후보의 어퍼컷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희망, 벅찬 미래를 돌려드리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라는 자리를 소중히 여기고 이 무게를 끝까지 견뎌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울산‧김해·거제·창원=사진·글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