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600만원도 산다...달라진 공공임대주택

월급 600만원도 산다...달라진 공공임대주택

치솟는 전셋값에 중산층도 임대주택 ‘OK’

기사승인 2022-02-22 06:10:01
방 3개에 화장실 1개로 구성된 과천 56A형 구조.  LH

소득 기준을 중위소득의 150%까지 확대한 통합공공임대주택의 첫 입주자 모집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전월세 임대료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상층까지 지원 자격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과천지식정보타운 S-10BL 605호 및 남양주별내 A1-1BL 576호 청약접수 결과 각각 22대 1,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에 약 1만3000명, 별내에 8800명이 신청했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영구·국민·행복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을 통합한 임대주택이다. 통합임대주택은 그동안 임대주택 유형이 너무 늘어나면서 불러온 혼란과 집값 상승으로 중산층까지 확대된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현 정부가 내놓은 대안 중 하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소득 요건을 중위소득 130%에서 150%로 낮췄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150%는 3인가구의 경우 629만원, 4인가구는 768만원이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중위소득 요건이 180%까지 더 완화된다. 중산층도 지원 가능하도록 지원 자격을 낮춘 것. 통합공공임대주택의 청약 신청자 증가 배경에는 이처럼 낮아진 지원 자격이 깔려있는 셈이다.

소득 요건을 낮추는 대신 임대료는 소득에 따라 차등 부과했다. 이번에 공급된 과천 56A형의 경우 중위소득이 가장 낮은 1구간은 보증금 5222만원에 월 임대료 29만원인 반면 6구간은 보증금 1억3428만원에 월임대료가 74만8000원에 달한다. 

치솟은 전셋값도 이번 공모에 사람들이 몰린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34.48% 상승했다. 전셋값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지난해 월세가 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비중은 37.4%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이밖에 최대 30년 동안 거주할 수 있고, 과천과 별내가 비교적 생활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점도 사람들의 청약 신청을 이끌어낸 원인으로 꼽힌다.

LH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유형이 통합되고 소득 요건이 완화되면서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이 확대됐다”며 “또한 전셋값 상승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교적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별내와 과천에서 최장 3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점에 많은 사람들이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H는 첫 공모의 흥행을 바탕으로 매년 7만 가구씩 통합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통합공공임대로 향후 매년 7만 가구 수준의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통합공공임대주택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가 소득기준 완화와 함께 약속한 중형평형 공급과 품질 향상이 병행되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익명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모에서는 정부가 약속한 중형평형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넓은 면적이 56㎡(전용)에 불과했다”며 “분양 아파트 품질의 중형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임대료 차등에도 더 많은 중산층이 통합공공임대주택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LH는 현재 고양장항, 부천역곡 등 중형평형(전용 60~85㎡)을 도입한 선도단지 6개 지구 등 약 4000가구의 사업승인을 마친 상태다. 따라서 조만간 중형평형의 임대주택 공급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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