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되면 가족에게 옮길 건가요?”

“코로나 확진되면 가족에게 옮길 건가요?”

가족 내 릴레이 감염 우려 목소리 커져
맘카페 "버거운 재택치료, 차라리 모두 걸리자"
오미크론 치명률, 독감의 2배 "위험"

기사승인 2022-02-22 16:40:03
지난 7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재택치료자가 47만명에 이르면서 가족 내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음성’이 나오더라도 재택치료자의 간호를 동거 가족이 할 수밖에 없는데다 격리 해제 전 동거 가족이 확진되면 사실상 격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차라리 한 번에 다같이 걸리는 게 속 편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지역 맘카페에는 지난 19일 “코로나 확진 받으면 아이들에게 옮기실건가요”란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아이 셋을 둔 지인이 가족 간 릴레이 감염으로 한달 간 격리 생활을 했다는 사연을 전하며 “요즘에는 차라리 걸리면 동거 가족들이 마스크를 벗고 7일 격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글에 한 누리꾼은 “혹시 걸린다면 한 방에 다 끝낼(감염될) 생각”이라며 공감하는 댓글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엄마(또는 아빠)가 먼저 걸린다면 아이가 전염되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고, 아이가 먼저 확진된다면 마스크 벗고 생활하며 옮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다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최대한 전염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다소 황당해보이는 질문이지만, 이런 고민이 나올 정도로 실제 재택치료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주부 김모씨(39)는 “지인의 초등생 아들이 확진돼 7일간 격리하며 간호했다. 7일 뒤 아이는 격리 해제됐지만 지인은 양성이 나와 다시 격리됐다”며 “확진자인 엄마가 음성이 나온 아이들 식사를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확진자라도 쉴 수 없다더라”라고 말했다. 

초등생 자녀가 확진돼 함께 격리 중인 이모씨(43)는 “(한 집에서) 아이와 사실상 격리하기도 힘들고 격리 기간이라도 짧게 하려고 그냥 붙어있다”며 “(동거 가족 확진으로) 회사를 7일간 쉬는 것도 눈치 보이는데 (본인 감염 시 격리 7일 추가) 14일 쉬는 건 상상도 되지 않는다. 차라리 지금 양성 나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물론 가족끼리 연달아 감염된다고 하더라도 동거 가족 모두가 격리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PCR 음성인 접종 완료자(3차 접종 또는 2차 접종 후 14~90일 이내)는 격리되지 않는다. 

예컨대 22일로 7일간 격리가 끝나는 확진자 A씨와, 함께 살고 있는 B씨(불완전접종), 자녀 C씨(미접종) 중 C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으면 A씨와 B씨의 격리는 예정대로 23일 끝난다. 

그동안은 C씨의 격리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함께 추가 격리해야 했지만 규정이 바뀌면서 본인 격리 기간만 채우면 해제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네이버 지식인 캡처

하지만 현실에선 격리 해제자인데도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지 않거나 출근 등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온다.

두 아이를 둔 유모씨(36)는 “아이가 학원에서 확진자와 한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로 음성인데도 어린이집, 학원 모두 오는 것을 꺼리더라”라며 “심지어 가족 중 확진자가 있다면 방역당국이 정한 격리 기간을 채우고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누가 만나는 걸 반기겠나. 사실상 확진된 가족의 격리 기간이 전부 끝날 때까지 함께 자체 격리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오미크론 변이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가족이 한번에 걸리는 게 낫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은 0.18% 수준으로 델타 변이 치명률인 0.7%보단 낮지만 계절독감 치명률인 0.05~0.1%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위중증, 사망자도 비례해서 늘어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월 3주차(2월 13일~19일)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전주 232명에서 367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309명으로 한주 전(187명)보다 122명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지난 1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경증이라는 건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나이 외 어떤 요소들이 고위험, 합병증을 초래할 줄 모른다”고 경고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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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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