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화천대유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고 확인돼 보도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이날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 자체가 논란이 되자 이 후보 측은 “발언 근거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발간한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 자료”라고 궁색한 변명을 해 빈축을 샀다.
지난 23일 최근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대법관은 이날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관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면서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며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법관은 이어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 김만배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주민등록등본 제출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즉시 공개하겠다. 회피할 이유가 없다"라고도 했다. 언론에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히면서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 여야 간에 공방이 많이 있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단 말씀만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24일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한국의 기축통화국 가능성에 대해 “경제적 의미를 설명하기엔 이미 정치 이슈화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대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기축통화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지 문제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가채무비율이 100%까지 치솟아도 괜찮다는 이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 총재는 “국가채무비율도 이미 정치화가 돼버린 이슈다. 아무리 경제적 측면으로 설명 드린다 해도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답변드리기에 시점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기축통화는 국제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 또는 국제결제의 중심이 되는 통화를 말한다. 화폐를 발행한 국가 밖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되는 통화로 미국의 달러화가 대표적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