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핵심 실무 책임자였던 정민용 변호사의 ‘대장동 문서’ 수십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당시 성남시장)의 ‘대면 결재 서류’가 해당 문건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25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13~14일 경 안양에서 성남으로 이어지는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출구 부근 배수구에 버려져있는 ‘대장동 문건’ 보따리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4인방’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공모지침서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전략사업실장으로 근무했고 지난해 9월 퇴사했다.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부정처사 후 수뢰, 범죄수익 은닉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장동 문건 보따리는 검은색 천 가방 속에서 발견됐다. 원 본부장은 정 변호사의 명함, 원천영수증 등을 근거로 해당 문건이 정 변호사의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2014~2018년까지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서, 결재문서 등이 포함됐고 특히 이 후보가 직접 성남시장으로서 서명한 결재문서도 다수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핵심 내용은 정 변호사가 지난 2016년 1월 12일 대장동과 성남 1공단 분리개발 보고서를 이 후보에게 직접 독대, 대면결재를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정 변호사가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다고도 했다. 

원 본부장은 “정 변호사가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를 독대해 결재받았다는 보고서는 1공단 관련 소송 때문에 ‘결합개발’이 어려워 ‘분리개발’을 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라며 “결합개발이 분리개발로 바뀌면서 실제 대장동 일당에게 2700가구의 용적률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분리개발로 대장동 일당들이 8100억원의 추가수익을 올리게 됐다”며 “대장동 일당의 2020년 10월 30일 이른바 ‘노래방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가 ‘민용이도 100억’이라고 했다. 분리개발하는 서류를 대면결재 받은 공로”라고 강조했다.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공사 배당이익 보고서도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배당이익 ‘1822억원 활용 방안 3가지’가 명시됐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임대아파트 12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안 △임대주택용지를 사지 않고 현금으로 받는 안 등이라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이 후보는 시장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현금을 받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이 돈을 ‘시민배당’이라는 이름으로 1인당 10만원씩 뿌리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공보단장은 “이 후보는 정 변호사 독대 여부를 처음에는 부인한 뒤 이후 실무진과 함께 성남시청에서 회의를 한 것 같다고 말을 수정했다”며 “결국 대장동 공무지침서부터 주주협약서 체결까지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이라고 ‘이재명 몸통’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민주당 측은 이미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판명난 자료라고 반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원 본부장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통해 “문건 확보 주장 외에는 아무런 새로운 내용이 없다. 이미 공개돼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입증된 내용들 뿐”이라며 “도무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빈깡통이 요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원 본부장이 제시한 자료는 이 후보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개발이익을 공공에 제대로 환수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국민의힘은 엉터리 폭로쇼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 하지 말고, 왜 대장동 관련 비리인사는 온통 국민의힘 출신인지 제대로 해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