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이 임의 구조변경, 하중관리 및 콘크리트 타설 부실 등에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7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조사 의견서 내용을 공개했다. 공단은 이번 붕괴 사고 원인을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등 2가지 측면에서 나눠 분석했다.
먼저 최초 붕괴 원인으로 △PIT(설비)층 데크플레이트(요철 받침판) 공법 변경 △하부층 동바리 설치 없이 타설 강행에 따른 슬래브 설계 하중 초과 등을 꼽았다.
화정아이파크에는 기존 설계와 다르게 PIT층의 높이 차 구조에 따라 데크 플레이트와 수십 톤(t)에 이르는 받침대(T자형 역보) 등을 활용하는 공법이 적용됐다. 받침대 무게가 추가된 만큼 구조 진단을 다시 해야 했지만 공법이 임의로 변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PIT·38·37층에 상부 하중을 견디기 위한 동바리 보강 없이 최상층인 39층에서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들이붓는 작업으로 하중이 늘어나자 최초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공단 측은 분석했다.
'연쇄 붕괴' 원인으로는 연속 충격 하중, 무량판 공법의 구조적 취약성,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이 지적됐다.
1t의 콘크리트가 3m 낙하 시 3.8t의 하중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최초 붕괴 충격이 하부층에 연달아 충격을 주면서 16개 층이 연쇄 붕괴했다는 분석이다. 하중을 지탱할 벽이나 기둥이 상대적으로 적은 무량판 구조도 연쇄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눈이 내리는 악천후 상황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되는 등 콘크리트 보양 작업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공단은 콘크리트 시공 품질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봤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콘크리트 강도 분석 결과에서 붕괴 현장 여러 층의 강도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콘크리트 타설 과중에서 유화제 대신 물을 타 타설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다.
이밖에 공단은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공사 안전성 유지·평가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감리 역할에 문제가 있었던 점도 붕괴를 불러온 것으로 봤다.
조사결과를 전달받은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입건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붕괴 원인·책임자 규명 분야 15명, 계약·인허가 비위 등 분야 5명 등 총 19명(1명 중복)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