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의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계획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전 집무실과 관련해서는 최종적으로 결론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청와대를 왜 굳이 나와야 하는가에 대해서 장소보다는 취지를 좀 더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의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는 대통령에 더 집중돼 있다.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데 상당한 시간 소요된다”며 “1분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한 만큼 대통령과 비서진, 국민이 특별한 거리를 두지 않고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민생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전 장소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저희가 (청와대에서) 내려옴으로써 고려했던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는 함께하고자 하나, 생활에 불편을 드리거나 서민의 안정적 출퇴근과 주변환경에 부담을 드리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비용 추산은 장소와 연결된 문제라 확정된 결과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국민소통과 함께하는 대통령실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최우선 가치를 국민에 두지만 비용 또한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관해 “시한을 정해놓고 추진하면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시기를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가능성이 많다”고 짚었다.
임 고문은 “집무실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경호나 대통령실 등 일반 정부청사와 다르게 굉장히 많은 인프라가 들어가야 한다”며 “경호경비를 튼튼히 하고 긴급사태에 대비하는 데 차질이 적은 쪽에 위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런 여건을 감안하면 국방부청사가 광화문청사보다는 아마 그런 여건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국방부청사로 정하게 되면 국방부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한다”며 “많은 비용을 포함해 특히 시간에 쫓겨 국방 업무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임 고문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본인의 경험을 들어 “그런 것들(청와대 이전 문제)은 실무적으로 과거에 했던 게 다 있다”며 “그런 부분들은 다시 점검을 해야 한다. 이 문제는 조금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도 늦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방부는 일종의 전쟁지휘소와 같은 개념이고 국방부 하나만의 이전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방부가 이전하게 되면 합참이나 그 주변시설이 연쇄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방부 내에는 고도의 전략자산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다 이전하려면 수천 억원 가까운 예산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집무실을 현재 청와대에서 이전한다는 건 국민과 소통을 위한 건데 국방부 부지는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주객이 전도됐다”고 날을 세웠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