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비토 여론에 부딪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곧 결정될 전망이다.
윤 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본 적 없이 정치를 해왔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쿨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윤 비대위원장은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오늘 오후 초선 의원들 간담회까지 한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내로 거취를 결정하나’라는 질문에 “오늘 내로는 아니다. 기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시간을 오래 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중진, 3선, 재선 간담회까지 했다. 윤 위원장이 초선 간담회까지 마치고 시간을 끌지 않고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 소속임에도 직을 맡은 배경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윤 위원장이 몇 가지 절차와 과정상 미흡한 점은 인정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비대위가 갖는 특성 때문에 긴급하게 선정‧구성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선 의원들은 현재 비대위 구성에 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전 지도부 일원인 윤 비대위원장이 맡는 게 맞나’, ‘조급하게 서둘러서 결정해야 했나’,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선에서 불가피한 결정’, ‘누가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는 “어느 한쪽이 기울지 않았다”며 “(비대위원장을) 조속히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소모적인 혼란이 지속될 뿐이다, 비대위원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분은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그에게 비대위 구성 권한을 주자는 의견까지 다양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채이배 비대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반성문 퇴임사를 주장해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고 수석대변인은 “채 위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견해를 얘기한 분도 있지만 한편으로 다른 의견도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열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15일 운영위원회의를 열어 윤 비대위원장의 퇴진을 포함한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