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걸려야 끝날까” 아우성인데…또 방역 완화

“다 걸려야 끝날까” 아우성인데…또 방역 완화

모임 8명 완화·입국 격리 면제
시민들 “사실상 무정부 상태”…의료계도 경고

기사승인 2022-03-21 07:09:57
7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19 확산자 폭증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덩달아 중증병상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인원을 최대 6명에서 8명으로 확대한다. 또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해외 입국 시 적용하던 7일 격리를 면제한다. 

◇사적모임 8명까지…접종 완료자 입국 격리 면제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소폭 완화된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최대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동거가족, 아동·노인·장애인 등 기존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 사항은 유지된다. 밤 11시 영업시간 제한은 종전과 동일하다.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한달 사이 방역지침을 세 번 완화했다.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두 차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1시간씩 연장했다. 

정부가 독감 수준의 치명률(0.1%)을 근거로 방역을 완화하는 동안 유행 규모는 폭증했다. 한달 전 9만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단숨에 60만명대로 폭증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이틀째 30만명대를 보이고 있다. 

사망자·위중증 환자 상황도 좋지 않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327명으로 직전일(319명)보다 8명 늘었다. 지난 17일 429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일일 사망자 수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8일부터 13일 연속 1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고, 재택치료자는 214만6951명에 달한다.

정부는 한 달 전만해도 오미크론 대유행이 2월말 또는 3월 중 정점에 달하고 하루 최대 14~27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이달 16일 “평균 하루 37만명정도까지 정점 규모를 예측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정부의 예측을 뛰어넘는 폭증세가 이어졌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 속도가 빠른데다 유행 규모를 예측할 때 당시 방역 정책을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2월 이후 거리두기 조치가 2번이나 완화된 탓이다. 예측치를 제시하고 정책을 변경하는 형태가 이어지면서 예측치가 과거 모형이 되버린 것.

정부는 오는 23일 전후에는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거리두기를 또 완화하는 만큼 유행이 실제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했는지는 이번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급출동차량. 사진=박효상 기자

◇확진자 폭증하는데 방역지침 완화 ‘우려 계속’


일각에서는 또 방역당국의 예측이 엇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생업 등을 이유로 의심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샤이 오미크론’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확진된 입원·격리자에게 지급되는 생활지원비(24만4000원→가구당 10만원, 2인 15만원) 및 유급휴가 비용 지원(7만5000원→4만5000원)을 축소하자 불만이 쏟아졌다. 

온라인에선 “차라리 검사 안받고 일을 하겠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은 증상이 있어서 검사 안받고 일할 것” “초반에 걸린 사람만 갖은 혜택을 다 받았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오미크론 확산 피해만 더 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유행 정점이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역만 계속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관련 기사마다 “다 걸려야 끝나는 거냐” “방역을 하겠다는 정책인지 다 걸리라는 정책이진 구분이 안간다” “약국에 약이 없는게 정상적인 상황이냐” “이젠 나 몰라라 할거면서 그동안 왜 잡아놓고 괴렵혔나” “사실상 방역포기, 무정부 상태” “스텔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데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라니” 등 쓴소리가 나온다. 

의료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대현의사협회(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는 18일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방역 완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오미크론 감염 후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마옫 증가하고 있어 현재 집계되는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오히려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의료기관 이송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무더기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7일 SNS에 “2주정도 뒤면 유행억제를 위한 대부분 정책은 의미가 사라진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적 결정이 이미 높아진 유행정점을 더 올리게 되고, 중환자의 단기적 증가에도 영향을 준다면 인명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15일 SNS에 “독감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그만해야 한다. 언제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명씩 발생해본 적 있나. 독감도 하루에 40만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 붕괴된다”고 지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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