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마음을 ‘빨간 맛’에 비유하던 말괄량이 소녀는 온데간데없다. 그룹 레드벨벳은 21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신곡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에서 명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연분홍 드레스 차림으로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귀부인처럼 고상하다. 이날 온라인에서 만난 레드벨벳은 “이젠 ‘서머 퀸’(여름의 여왕)이 아닌 ‘스프링 퀸’(봄의 여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타이틀곡에 G선상의 아리아 샘플링한 이유는…”
‘필 마이 리듬’은 첫 소절부터 탄성을 자아낸다. 독일 작곡가 바흐가 쓴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해 익숙함을 줘서다. 우아하면서도 따뜻한 곡조가 특징인 이 곡은 배우 고소영이 출연한 샴푸 광고에 삽입돼 대중에게도 잘 알려졌다. 슬기는 “봄을 연상시키는 ‘G선상의 아리아’ 분위기가 이번 음반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샘플링했다”면서 “듣자마자 ‘아는 노랜데?’라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라고 귀띔했다.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은 트랩 비트로 이어지며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즐기는 여행’을 청각화한 사운드다. 뮤직비디오에서 레드벨벳 멤버들은 19세기 명화를 찢고 나온 듯 아름답고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낸다. ‘마술피리’ 등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있다. 조이는 “‘G선상의 아리아’에서 영감을 받아 명작과 오페라를 오마주했다”면서 “고전적이면서도 키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음반에서 봄 향기 느껴주시길”
‘필 마이 리듬’은 레드벨벳이 이날 발매하는 미니음반 ‘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필 마이 리듬’(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의 타이틀곡이다. 음반에는 ‘필 마이 리듬’ 말고도 ‘레인보우 할로’(Rainbow Halo) ‘베그 포 미’(Beg For Me) ‘밤볼레오’(BAMBOLEO) 등 총 6곡이 실린다. 신보를 관통하는 열쇳말은 ‘상상 여행’.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밤볼레오’,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즐겨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굿 배드 어글리’(Good, Bad, Ugly) 등이 신비롭고 자유분방한 상상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산뜻하고 발랄한 목소리에선 봄 느낌도 물씬 난다. 웬디는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다 보면 어디선가 꽃향기가 나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라며 “새로운 비주얼(시각적) 콘셉트로 보는 즐거움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린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온 지금, 겨울의 차가움과 봄의 따뜻함을 두루 보여주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 “올해 여러 번 컴백할 예정, ‘사계절 여왕’ 되고 싶어”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레드벨벳의 이번 신보 선주문량은 전날 기준 51만장을 돌파했다. 슬기는 이런 인기 비결을 ‘새로움’에서 찾았다. 그는 “많은 분들이 ‘레드벨벳이 다음에는 어떤 음악과 콘셉트로 귀와 눈을 즐겁게 해줄까’를 궁금해 하는 것 같다. 그게 우리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라며 “우리는 한 번도 똑같은 걸 하지 않았던 그룹”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활동이 뜸했던 이들은 올해 여러 차례 신곡을 들고 돌아올 계획이다. 아이린은 “레드벨벳의 음악 축제인 ‘리브 페스티벌’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조이 역시 “올해 컴백을 많이 할 계획”이라면서 “온 계절의 퀸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