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며 품귀현상이 이어지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른 제품에 포켓몬빵을 끼워팔거나 단골고객에만 판매하는 등의 도 넘은 상술이 등장한데다 빵을 찾는 10대 아동을 유인해 성추행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포켓몬빵을 구하고 있거나, 힘들게 구했다는 글들이 잇달아 그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띠부띠부씰로 불리는 포켓몬 캐릭터 스티커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기를 끌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포켓몬빵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자 이번엔 손님을 가려 받거나 다른 상품에 끼워파는 매장까지 등장했다.
최근 커뮤니티와 SNS에는 ‘포켓몬빵은 단골고객 및 일반 상품 3만원 이상 구매 영수증 지참한 분에 한해 판매한다. 기다려도 판매 안한다’는 내용이 적힌 한 편의점 안내문 사진이 확산했다.
일부 편의점 직원들의 경우 포켓몬빵이 입고되는 즉시 창고에 숨기도록 점주의 지시를 받거나, 미리 빵을 빼돌리지 못해 해고됐다는 글까지 온라인에 게시되는 상황이다.
뻥튀기 등과 포켓몬빵을 세트 상품처럼 묶어 팔거나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정가의 3~4배가량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안양의 한 편의점 직원은 “하루에 많으면 2개밖에 안 들어오는데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다”며 “입고 시간에 맞춰야 그나마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포켓몬빵의 인기를 악용한 성범죄도 발생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2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강제추행) 혐의로 6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일 오후 8시께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초등학생 B양(11)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행하는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들렀다. A씨는 빵을 찾아주겠다며 편의점 창고로 B양을 유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B양 아버지의 신고로 현장에서 붙잡힌 A씨는 당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강제추행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고 한다.
소비자들은 20년 전 인기를 끌던 포켓몬빵의 재출시를 환영하면서도 인기를 악용하는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초등 자녀를 둔 김준민씨(40)는 “아이들이 포켓몬빵을 구하기 위해 동네 마트, 편의점들을 다니는데 이런 성범죄 사건이 벌어지니 걱정된다”고 했다.
직장인 이지연(30·여)씨는 “과거 허니버터칩 열풍이 떠오른다. 당시에도 허니버터칩 대란으로 끼워팔기, 중고 사기, 택배 도난 사건 등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에 “어린시절 추억 속 포켓몬빵이 이런 일(성범죄)로 뉴스에 언급되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이외도 “굳이 이렇게까진 (안 산다)” “아무리 요새 포켓몬빵이 유행이라지만 너무 과해보인다” 등 반응도 나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