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만기 착시효과? 시중은행 부실채권 비율 ‘역대 최저’

대출만기 착시효과? 시중은행 부실채권 비율 ‘역대 최저’

대손충당금 전년比 27.6%↑…금감원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안심할 수 없어”

기사승인 2022-03-23 11:02:51

지난해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약 2년이 넘는 기간 연장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난 2020년보다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21년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보다 0.01%p 떨어진 0.50%를 기록했다. 2020년 말보다는 0.14%p 하락했다. 1년 만에 총여신은 2171조7000억원에서 2371조9000억원으로 늘었지만, 부실채권은 13조9000억원에서 11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8000억원으로 전년(12조5000억원)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주체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8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줄었다.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00억원 축소됐다.

지난해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12조9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조1000억원 감소했다. 상·매각(5조6000억원), 여신 정상화(3조3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2조9000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1%,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16%로 각각 전년말 대비 0.21%p, 0.05%p 줄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도 전년말과 비교해 0.20%p 하락한 0.77%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올라갔지만 금융권에선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국내 상륙 이후 실시된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 등 약 169조원에 달하는 대출의 상환이 미뤄진 상태기 때문.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리스크를 고려, 지난 8일 금융사에게 대손충당금을 더 적립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65.9%로 지난해 말(138.3%) 대비 27.6%나 올랐다. 전분기 말(156.7%)과 비교해도 9.2% 상승한 수치다. 또 자산건전성 분류결과에 따라 추가 적립하는 대손준비금 순전입액은 2020년 6000억원 감소했지만 지난해 들어 1조5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더한 부실채권 대비 적립률은 2020년말 257.9%에서 지난해 319.7%로 61.8% 늘었다. 아울러 부실채권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정상채권 대비 신용위험이 높은 요주의여신까지 합한 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적립률도 2020년말 97.7%에서 지난해말 112.4%로 14.7% 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는 전년대비 개선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현재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은 은행이 전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잠재되어 있는 신용위험을 충실히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