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보호받지 못한 노인들...요양보호사 폭행 여전 ②굳게 닫힌 요양시설…욕먹고 물리는 요양보호사들 ③사각지대의 비극…‘노인-요양보호사 학대’ 악순환 끊으려면

3년째를 맞이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노부모를 요양시설에 맡긴 가족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면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호시설 내 ‘노인 학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온라인에서 경기도 이천의 한 요양원 입소자인 80대 여성 A씨가 요앙보호사의 폭행으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A씨 측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행으로 양쪽 쇄골과 갈비뼈 8개가 부러졌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피해 사실을 전했다. 

이 글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B씨는 지난 5일 A씨가 자신이 준 음료를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차례 때렸다. A씨로부터 피해 사실을 접한 가족들은 이튿날 요양원을 방문해 다친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A씨는 양측 쇄골 골절, 갈비뼈 8개 골절 등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A씨 측은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돼 환자의 신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많은 분들이 가족도 모르게 폭행과 가혹행위,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정부와 보건 관계 기관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 측은 해당 요양보호사를 상대로 경기 이천경찰서에 폭행 치상 및 가혹행위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요양원은 이 요양보호사를 해고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요양시설의 폐쇄성이 높아지면서 노인 학대 가능성은 커졌다. 

작년 9월 부산에서는 특전사 출신 30대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 노인을 폭행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요양시설에서 80대 입소자가 60대 요양보호사에게 하의가 벗겨진 채로 엉덩이를 맞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드러나지 않은 학대가 많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시설에 있는 피해 노인들은 폭행과 학대 사실을 알리기 힘든 탓이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연도별 노인학대 현황에 따르면 학대피해노인 학대발생장소는 2020년 기준 전체 피해사례 6259건 중 시설(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에서 발생한 노인학대는 10%(613건)정도다. 

가정 내 노인 학대(88%, 5505건)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인들은 가정과 시설 등 보호받아야 할 장소에서 오히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