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젠지,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LCK]

진화한 젠지,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LCK]

기사승인 2022-03-28 06:30:02
젠지 e스포츠 선수단.   쿠키뉴스DB

젠지 e스포츠가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승을 거뒀다. 결승 티켓이 걸린 플레이오프(PO) 5세트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도 젠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위기 이후 천금같은 기회가 왔고, 젠지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젠지는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PO 2라운드 담원 게이밍 기아와의 경기에서 3대 2 진땀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젠지는 다음달 2일 T1과 결승전을 치른다.

PO 1라운드 프레딧 브리온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한 담원 기아의 기세는 매서웠다.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1세트를 역전했고, 3세트 ‘버돌’ 노태윤 대신 ‘호야’ 윤용호를 투입하는 용병술로 젠지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하지만 젠지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담원 기아는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도란’ 최현준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4세트 최현준은 윤용호의 ‘카밀’을 상대로 ‘그라가스’를 꺼냈지만, 담원 기아는 3연속으로 탑을 노렸다.

제 아무리 버티기에 일가견이 있는 그라가스도 3~4인 갱 앞에서는 무력했다. 그래도 그라가스가 공세를 받아주면서 젠지는 메인 딜러 ‘코르키’와 ‘이즈리얼’의 성장시간을 벌었고, 드래곤 스택도 착실히 쌓을 수 있었다. 결국 젠지는 이즈리얼, 코르키의 살벌한 포킹 데미지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모든 것이 결정되는 5세트. 이번에는 ‘피넛’ 한왕호가 위기를 맞닥뜨렸다. ‘니달리’를 꺼내든 ‘캐니언’ 김건부는 1레벨이 약하다는 ‘헤카림’의 약점을 후벼 팠다. 젠지의 정글에 침입한 김건부는 ‘심술두꺼비’-‘어스름 늑대’-‘칼날부리’-‘붉은 덩굴정령’-‘돌거북’까지 5캠프를 연달아 빼앗았다. 초반 성장이 중요한 헤카림이 완전히 말린 것이다.

정글러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젠지의 라이너들은 스스로 힘을 냈다. 담원 기아는 최현준의 ‘오른’을 상대로 3인 다이브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현준의 침착한 대처로 젠지는 희생자 없이 1킬을 따냈다. 심각하게 굶주렸던 헤카림도 이 과정에서 킬을 먹으면서 후일을 도모할 힘을 비축했다. ‘쵸비’ 정지훈의 ‘아리’와 ‘룰러’ 박재혁의 ‘자야’는 불리한 와중에도 꾸역꾸역 CS(크립스코어)를 먹으며 체급을 불렸고, 나중에는 레벨을 앞서갔다.

결국 잘 성장한 자야와 아리의 힘으로 젠지는 바론 버프를 두른 담원 기아의 공세를 막았다. 또한 이후 자야가 제압골드가 붙은 니달리를 잡았고, 드래곤까지 사냥하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그리고 두 번째 내셔남작을 두고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대승을 거둔 젠지는 바론버프를 두르고 담원 기아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1만까지 벌어진 글로벌 골드 격차를 극복하고 대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젠지는 ‘선수 개개인의 라인전 역량은 뛰어나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강팀과의 다전제에서 한 번 패하면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도 자주 보여줬다.

하지만 2022년의 젠지는 다르다. 묵직한 펀치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일은 있어도 무너지진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결정타를 날려 상대를 다운시킨다. 위기의 순간에도 진화한 젠지는 쓰러지지 않았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