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첫 만찬 회동을 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인사권 등을 두고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여 양측 모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날 두 사람이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각각 브리핑을 하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소식을 알렸다.
두 사람의 만남은 대선일 이후 19일 만이다. 애초 두 사람은 지난 16일 오찬을 하기로 했지만 무산됐다.
정권 이양 과정에서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청와대 이전 문제와 감사원 감사위원, 한국은행 총재 등 인사를 놓고 충돌했다.
그 사이 민심은 악화했다. 문 대통령에게는 ‘차기 정부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이, 윤 당선인은 ‘불통’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51%) 이유에서 '새 정부와 당선인에 비협조'(19%)란 의견이 가장 많았다.
같은 조사에서 윤 당선인은 향후 5년 직무 수행 전망을 두고 55%만이 '잘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당선일 시절 70~80%대의 응답률을 보인 전임 당선인들과 비교하면 혹한 평가다. 당선인 시절 문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87% 박근혜 전 대통령은 78%, 이명박 전 대통령은 84%였다.
또 용산으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응답자 36%가 찬성했고 53%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구권력의 대립 양상이 양측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심각한 코로나19 상황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두 사람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협조,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2차 추경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