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최고의 히트작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새롭게 돌아왔다. 이제는 전세계 8억5000명의 유저들이 즐긴 던파를 모바일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액션 쾌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던파는 특유의 아케이드 액션 감성, 묵직한 타격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던파 모바일은 원작을 충실히 계승했다. 아울러 새롭게 세계관을 정리하면서 모바일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24일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 모바일은 출시 초반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비스 첫날 당일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또한 28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3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게임&스포츠팀 기자들은 던파 모바일을 플레이 한 소감을 나눠봤다.
추억은 방울방울… 원작 감성 ‘듬뿍’ 담은 던파 모바일
강한결 : 내 기억으로 우리 둘 다 작년부터 던파 모바일 출시를 매우 고대했던 것 같다. 사실 2030 게이머 가운데 던파를 한 번도 안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던파 모바일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문대찬 : 던파 IP를 접한 건 10여 년도 더 된 고등학생 시절 이후 처음이다. 사실 그간 던파를 재차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 같은 건 있었지만, 엄두가 나질 않아 까맣게 잊고 살았다. 모바일 버전으로 새롭게 나왔다고 해서 한달음에 플레이해봤는데, 그때 그 감성 그대로더라. 내가 알던 초창기 던파와 유사해서 플레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강한결 :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던파는 다른 게임과 달리 독보적인 콘셉트를 가진 작품이다. 종과 횡으로 움직이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의 감성이 물씬 묻어난다. 이번에 던파 모바일을 하면서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굉장히 즐거웠다.
문대찬 : 한결 기자는 이번에 어떤 직업을 선택했나. 나는 예전부터 일편단심으로 ‘거너’를 골랐다. 과거엔 ‘레인저’를 플레이 했었는데 이번엔 ‘런쳐’를 택했다. 스타일리쉬한 ‘레인저’보다 시원시원한 타격감의 ‘런쳐’가 마음을 끌더라. 모바일 기기로 플레이하다 보니 세밀한 조작에 어려움이 있어서 단순하고 쉬운 런쳐를 택한 것도 있다.
강한결 : 나는 런쳐 외길인생이다. ‘화염방사기’, ‘개틀링 건’, ‘레이저’까지 런쳐의 주무기인 중화기 시리즈는 남자의 로망이다. Y축 스킬이 빈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위 물리 데미지 기반의 폭발적인 한방 데미지는 런쳐를 따라갈 수가 없다.
문대찬 : 그래픽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다. 던파를 안 한지는 오래됐지만 남자 귀검사와 여자 격투가의 도트가 혹평을 받았다는 건 안다. 이번 작품에선 도트가 개선돼 퀄리티가 매우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도트라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그래픽이 매끄러웠다.
강한결 : 던파는 2.5D 그래픽으로 나름대로 독보적인 콘셉트를 가진 게임이다. 특히 도트 디자인을 좋아해서 더 마음이 갔다. 네오플은 이전부터 ‘도트 찍는 장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회사다. 새롭게 리뉴얼된 도트 그래픽은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든다. 또한 게임 중간 중간 등장하는 시네마틱 영상도 인상 깊었다.
문대찬 : 주목할 점은 던파 모바일이 100% 수동조작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둘 다 오토 플레이를 선호하는 게이머는 아니지 않나.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수동 전투를 고수하면서 ‘액션쾌감’이라는 던파의 정체성을 잘 유지했다는 점이다.
강한결 : 맞다. 최근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은 편의성을 이유로 자동전투를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시스템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자동전투가 생긴 후에는 게임의 타격감, 조작감의 중요성이 사실상 퇴색됐다고 본다. 던파는 두 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한 게임인데, 던파 모바일은 100% 수동전투를 적용했다. 이 부분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크로스 플랫폼 가능하지만…모바일은 아쉬워
문대찬 : 아쉬운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다. 모바일 기기로 플레이 할 때 간간히 프레임 드랍이 생기더라. GOS를 끈, 갤럭시 S22 기종으로 플레이 했는데 인터넷 환경 때문인지 몰라도 렉이 빈번했다. 나는 게임 환경에 매우 예민한 편이라 이 부분이 불편했다.
강한결 : 나도 그 부분은 느꼈다. 특히 이용자가 몰린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 하늘성 윗 던전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캐릭터 이동속도가 느려지고 끊기는 현상이 일어나서 거슬렸다.
문대찬 : PC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실행해봤는데도 프레임 드랍 현상은 여전하더라. 특히 솔로가 아닌 파티 플레이를 할 때 심했다. 바깥을 돌아다니다가 렉이 걸리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던전을 돌다가 끊김 현상이 생기니 답답함이 커졌다.
강한결 : 조작감은 어땠나. 대찬 기자는 타격감과 조작감을 중시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PC버전에 비하면 모바일에서 두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특히 런쳐를 하다 보니 이런 부분이 더 느껴졌다. 개틀링건이나 화염강타를 사용할 때의 묵직한 타격감이 모바일에서는 다소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조작감 역시 할 말이 있다. 키보드로 커맨드를 입력하는 것이 던파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 스마트폰에서는 지원이 되지 않는다. 모바일의 한계라고 볼 수는 있지만, 그래서 더 모바일보단 PC로 하게 됐다.
문대찬 :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조작감 자체에 높은 점수를 주긴 힘들 것 같다. 차차 적응되긴 했지만 특히 방향 조작이 힘들어 몬스터와의 거리 조절 등에 애를 먹었다. 타격감도 일부 공격과 스킬을 제외하고는 느끼기 힘들었다.
강한결 : 그래도 던파 특유의 묵직함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 던파 모바일은 게임패드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엑박패드. 듀얼쇼크, 듀얼센스 등을 지원한다. 나는 이번에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로 듀얼쇼크를 연결해서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스킬을 쓸 때마다 ‘웅웅’거리며 패드 진동이 오는데 손맛 하나는 끝내줬다.
만약 ‘던파 모바일’ 대신 ‘던파 클래식’이었다면?
강한결 : 이번에 던파 모바일을 플레이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클래식’을 떠올렸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던파 모바일은 지금보다는 과거 초창기와 더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대찬 : 나는 개인적으로 이걸 던파 클래식으로 출시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모바일 출시로 인해 장소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걸 제외하면, 흔히 그렇듯 인기 IP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과정에서 각각 부족함이 생겼다는 느낌도 받는다. 모바일로 플레이하면 터치 조작감이 불편하다. PC버전으로 하면 해상도가 최적화되지 않고, 전체창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차라리 WoW 클래식처럼 접근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스토리 부문은 다소 진부한 면이 있다. 내가 오리지널 던파 스토리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던파 모바일은 주인공이 세계관의 균열을 직면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는 형태로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세한 설정은 다르지만,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보던 클리셰가 여기서도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강한결 : 이해는 된다. 그래도 나름 던파에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 비공식 변호사가 돼보겠다(웃음). 스토리 부분 먼저 얘기해보겠다. 알다시피 던파는 국민게임으로서 플레이어가 많았기 때문에 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다. 만약 이를 그대로 옮겼다면, 올드 유저들은 식상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큰 플롯은 유지하되, 신캐릭터의 활용을 비롯한 오리지널 요소를 적극 활용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옛날 요소와 새로운 부분이 합쳐져 더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모바일 부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대찬 기자 의견에 십분 동의한다. 다만 그럼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PC와 모바일을 동시에 지원한 것은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는 생각은 든다. 결국 넥슨과 네오플이 어느 한 쪽 플랫폼 유저가 실망을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밸런스를 잡으며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