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증가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었지만, 이익확대와 증자로 자본이 더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21년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5.53%로 지난해말 대비 0.53%p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2.99%, 14.19%로 1년 전에 비해 0.54%p, 0.72%p씩 올랐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숫자가 높을수록 은행은 재무 상황이 좋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대출 증가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전년 말 대비 112조8000억원 증가했으나, 이익 확대 및 증자 등으로 자본이 27조7000억원 더 많이 증가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상증자를 실시한 카카오뱅크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35.65%로 전년보다 15.62%p 상승했다. 반면 씨티·SC·수출입·KDB산업·수협은행 등은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이 자본에 비해 더 많이 증가하거나 자본이 감소해 BIS기준 총자본비율이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은 2019년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지만 경제불확실성 및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금리인상 등에 따른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한다”며 “은행이 잠재된 있는 신용위험을 충실히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충분한 자기자본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계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SCCyB) 도입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대손준비금을 크게 늘리며 자산건전성도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대손준비금으로 1조2759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2020년 적립액 2652억원과 비교해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