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다 보니 영업 활성화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가 주담대 규제 완화를 공약한 만큼 이를 의식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p 낮추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이 다음달 1일까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p 하향 조정한 바 있는데, 농협은행이 그 뒤를 따른 것이다.
현재 일부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처럼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6%를 넘은 건 약 10년 만에 있는 일이다. 농협은행의 5일 기준 고정형(5년 금리고정 후 변동) 주담대 금리는 연 5.10~6.00%로 우리은행에 이어 상단 금리가 6%대에 진입했다. 우리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날 연 4.24~6.15%다.
앞서 우리은행은 두 은행보다 빠르게 5월 말까지 주담대를 받을 경우 특별 우대금리 0.2%p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전세대출과 주담대 금리를 0.1%p, 지난달 25일에는 전세대출 금리를 0.1%p 추가로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올라간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가계대출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줄었다. 1월(-1조3634억원)과 2월(-1조752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또한 지난 2개월보다 지난 한 달의 감소 폭이 더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은행들은 당장 오는 상반기 실적 감소를 우려해야 하는 수준까지 됐다. 이를 해소하고자 시중은행들이 하나 둘 씩 신용대출 뿐 아니라 주담대 금리를 낮춰 금융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것.
일각에서는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의식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해소하겠다며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27%p(잔액 기준)로 2019년 6월(2.28%p)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보니 격차가 벌어지는 예대금리 차이는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대출이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인 만큼 각 시중은행 별 대출한도도 여유가 많아 고객들을 끌어모으는게 중요한 이슈가 됐다”며 “아직 금리인하를 결정하지 않은 은행들도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