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김오수, 검수완박 면담 종료…돌파구 찾을까

문 대통령·김오수, 검수완박 면담 종료…돌파구 찾을까

김오수 “문제점 말씀드려”…靑 “의견 경청, 공정성 의심도 현실”
입법 속도전 내는 민주당…내부서 비판도

기사승인 2022-04-18 19:53:59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고검장회의가 열렸다.    사진=임형택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쳤다. 불붙은 검수완박 논란은 진화될 수 있을까. 

김 총장은 18일 오후 7시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복귀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검찰 구성원을 대표해 (문 대통령께) 검수완박 법안의 여러 문제점을 상세하고 충분하게 말씀드렸다”며 “검찰 수사 공정성·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면담 과정에서 김 총장의 의견을 경청했다. 김 총장은 검수완박 법률안의 우려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에게 “개혁은 검경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국회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총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자정 노력도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검찰 수사가 항상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제화와 제도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라면서 “검찰에서도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전날인 17일 “검수완박 입법 절차를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과 분란에 대해 국민과 검찰 구성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18일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했다. 이후 김 총장은 청와대로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한시간가량 이어졌다. 

같은 날 오전, 전국 고등검찰청 검사장들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이다. 회의는 같은 날 오후 4시 종료됐다. 김 총장과 문 대통령의 면담 결과를 확인한 후 입장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검수완박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검수완박에 대한 검찰의 반발은 거세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단체 호소문을 보내자는 의견도 올라왔다. 호소문에는 “70년 긴 세월 시행된 제도를 없애는데 왜 양식 있는 시민사회의 염려를 귀담아듣지 않는지, 왜 헌법이 정한 검찰 제도를 파괴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후퇴시키는지,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급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너무 무거운 짐이겠지만 큰 뜻을 품고 정치를 시작했던 첫날의 마음을 잊지 마시고, 위헌적이고 국민 불편만 가중하는 법안 통과를 막아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경순 춘천지검장도 검수완박 관련 “검수완박 법안의 핵심은 6대 중대 범죄 수사권 박탈이 아닌 민생범죄를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인권 보호를 위한 두 번째 장치를 없애버린다면 국민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달 내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172석을 가진 만큼 법안 단독처리도 가능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오후 7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소위를 소집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검찰 출신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검수완박) 개정안의 내용은 일부 위헌 소지가 있다. 법체계상 상호모순되거나 실무상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이러한 법안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 과정 없이 국회 의석수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형사법 체계의 큰 혼란과 함께 수사 공백을 가져올 것”이라며 “그러한 혼란과 공백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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