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코로나19 위기에 술집 법카… “직원 격려 목적”

정호영, 코로나19 위기에 술집 법카… “직원 격려 목적”

기사승인 2022-04-21 16:20:32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20년 3월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을 당시 심야 시간에 식당과 주점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는 ‘직원 격려 차원’이라며 해명했지만,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었으며,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중이었다. 

21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20년 3월10일 오후 11시31분 주점에서 10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3월16일 오후 9시57분에는 식당에서 22만2000원, 3월19일 오후 9시50분 식당에서 49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대부분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은 물론, 일상적인 외출조차 삼가는 것이 권장되는 상황이었다. 정 후보자의 법인카드 결제가 확인된 2020년 3월10일 전체 확진자 7513명 가운데 5533명은 대구에서, 1043명은 경북에서 발생했다. 이날 전체 사망자 54명 가운데 38명은 대구, 14명은 경북에서 치료 중인 환자였다. 

법인카드 사용 행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심야 시간대에 주류를 판매하는 장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이다. 현재 공공기관 법인카드 사용제한 주점에는 룸싸롱과 클럽 등 유흥주점뿐 아니라 포장마차, 막걸리집, 토속주점, 호프집, 치킨집 등 주류를 판매하는 식당인 ‘기타주점’도 포함된다.

이에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는 경북대 병원장 재직 시, 심야 시간대와 주말 등 법인카드를 사용하며 기재부의 공공기관 법인카드 사용 지침을 위반했다”며 “2018년 경북대학교병원 혁신 실행계획을 발표하며 이런 행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본인은 이를 위반하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초기대응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만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고 의원은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을 향해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전문성과 헌신 때문에 (정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하지 않았나요”라며 정 후보자의 적격성에 의문을 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달 10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2020년 초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당시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중증환자와 일반 중증 응급환자 진료가 공백없이 이뤄지도록 운영체계의 틀을 잡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법인카드 사용 논란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코로나19 현장에서 식사를 거른 채 밤늦게까지 고생한 병원 실무 직원들의 격려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경북대병원 원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의 투명하고 적절한 사용을 위한 제도개선에 앞장서 노력했다”며 “실제 후보자 재직기간,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은 월 평균 4.8회에 불과하며, 평균 사용액 역시 회당 14만원 수준이다”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6개월 동안 경북대병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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