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국 9개 지역의 버스 노조들이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사측과 마지막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교통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에 따르면 연맹 소속인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광주 전남 경남 창원 제주 등 9개 지역 버스노조가 25일 각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최종 협상을 벌인다.
합의가 불발되면 이중 8개 노조가 오는 26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대구는 하루 뒤인 27일부터 파업에 나선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19일 진행된 산하조직 파업찬반투표에서 96.3%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가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코로나19 이후 버스 노동자들은 임금동결과 고용 불안 속에서 고통전가만을 강요당해왔다”며 “민간사업자가 운영하지만 공공에 기대 운영되는 버스 운수업의 특성상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버스 노조는 근무 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대상 조합원은 약 4만5000명, 버스는 약 2만대가 운행을 중단한다. 서울의 경우 전체 시내버스의 98%인 7235대가 노조 소속이고 경기도는 전체 버스의 43%에 해당되는 7000여대가 올스톱된다.
각 지자체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비상수송계획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파업 돌입시 파업 지역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버스 파업’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내일 오전에 비 소식이 있는데 버스 파업하면 일찍 움직여야 한다” “내일 시험인데 버스 파업이라니 멘붕” 등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 임모씨(28)는 “최근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로 출근할 때 조금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버스 파업이라니”라며 “출퇴근길에 택시 잡기도 힘든데 (파업으로) 평소보다 더 빨리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를 이용해 학교에 가는 학생들의 등·하굣길도 문제다.
주부 이모씨(44)는 “아이 학원이 밤 9시에 끝나는데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맘카페에도 “아침에 학교는 어떻게 가야 하나” “등교시간에 택시잡기 굉장히 힘든데 버스로만 등교하는 아이가 걱정된다” 등 의견이 나왔다.
이미 최종 협상이 결렬돼 이달 20일부터 시내버스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남 순천 지역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아이들이 버스로 등하교 하는데 버스에 사람이 많으면 그냥 지나가 버린다고 한다. 버스 파업으로 아이들 피해 보는 건 누가 보상해줄까”라며 “버스 파업이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서울 시내버스 파업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겹치는 일은 일단 피하게 됐다.
전장연은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