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 후보자와 관계 부처가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에서도 자료제출에 적극 응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자료 요청을 65건 정도 했는데, 미제출 자료가 44건이다. 약 70%를 미제출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이런 후보자는 없었다. 정 후보자가 언론을 통해 떳떳하다는 식으로 발언을 했는데, 의문을 풀려면 자료 요청에 적극 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는 △경북대 편입학 관련 자료 요청 30건 중 21건 △경북대에 봉사활동 등 자료 요청 15건 중 10건 △복지부에 자료요청 10건 중 6건 △병무청에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관련 자료 요청 3건 중 3건 등 총 44건이라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 미동의를 이유로 모든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리 만무하다”며 “정 후보자는 진실을 피해가고 싶겠지만 이런 행태는 결국 공정‧정의를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에게 치명적인 부담을 주게 될 것이란 경고를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임하는 자세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문제제기를 할 때마다 수많은 반박 자료를 내면서도 정작 필요한 자료 제출 요청은 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이것이 공직을 수행하려는 자의 자세인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조직적‧의도적으로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여야 복지위 간사도 한목소리로 정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적극 임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의문점에 대한 핵심적 자료가 하나도 안 왔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어떤 걸 가지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결격 여부를 판단하겠나. 심각한 문제”라며 “복지부도 감출 건 없지 않나. 자료제출을 거부하지 말고 충분히 검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복지위 간사인 강기윤 의원 역시 “오늘 여당 의원님들의 자료 제출에 대한 많은 요구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우리 야당 의원들도 여당 의원들이 이야기하는 자료 제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해 줄 것을 관계 부처에 동일하게 똑같이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위는 이날 국무위원후보자(보건복지부장관 정호영) 인사청문요청안을 비롯해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인사청문회 자료제출 요구의 건, 인사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 등을 채택했다. 정 후보자 청문회는 오는 5월3일 열린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