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가을철 재유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역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변이 출현, 재감염 등 변수가 남아있는 탓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7464명이라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 수는 총 1714만4065명으로 집계됐다. 한때 40만명을 웃돌았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 21일(9만852명)부터 8일 연속 10만명대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진정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방역당국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28일 출입기자단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감소세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의협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이 아니고 수만명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고위험군에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소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6일 “매주 환자가 30% 이상 감소하고 있고,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1~2개월 후에는 감소세가 멈추고 정체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 면역력 약화와 변이 출현 등으로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새로운 변이가 출연해 재유행이 올 것이라 예측했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 정은옥 위원장(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은 지난 20일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면역 효과 감소에 따른 가을 재유행은 올해 11월에서 2023년 초로 예측된다”고 진단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도 “우세종이 바뀌는 시간이 10~14주 정도로 평가된다”며 새 변이는 BA.2(스텔스오미크론)의 우세종화 시점 10∼14주 후인 올해 하반기에 중규모 유행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방역당국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특성상 새로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서 재유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신규 확진의 94.2%에 달하는 우세종이지만, 오미크론의 재조합 변이인 XE, XM, XQ 변이 등이 국내에서도 발견된 상황이다.
최근엔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의 세부 계통인 ‘BA.2.12.1’ 변이를 주시하고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 속도가 23%~25% 정도 높아 미국에서 점유율이 2주 만에 6.9%에서 19%로 빠르게 상승했다. 다만 BA.2.12.1는 아직 국내 유입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확진됐다고 해서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는 뜻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16일까지 누적 확진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확진자(1613만920명)의 0.347%가 재감염 추정 사례로 파악됐다. 이중 5만5841명은 2회 감염자, 65명은 3회 감염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2만6239명)보다 약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방역당국은 일상회복과 함께 생활방역수칙 준수 등 방역 긴장감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고 팀장은 “일상회복지위원회 방역분과도 재유행 대비 자원 확보와 의료대응 체계 점검을 당부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완화된 방역 환경에서 안전한 일상을 위한 국민참여가 절실하다. 생활방역 수칙을 국민들이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