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광고가 영국 여성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새벽 2시에 도심에서 혼자 조깅하는 여성이란 설정이 비현실적이란 비판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사과와 함께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자유를 기린다는 긍정적 메시지”라고 제작 의도를 전했다. 

28일(현지시각) BBC와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의 최근 갤럭시 광고가 일부 여성 단체로부터 비판받았다. 

‘야행성인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광고로, 새벽 2시 한 여성이 어두운 거리와 골목길을 달리고 몇몇 사람들과 지나친다. 텅 빈 다리에서 자젼거를 탄 한 남성을 지나치기도 한다. 

이 광고를 두고 여성 안전 관련 단체인 ‘거리를 되찾자’는 삼성이 여성의 안전에 무신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아일랜드에서 23세 여교사가 운하 주변 산책로에서 혼자 운동 중 30대 남성에 폭행당해 살해된 사건을 언급했다. 

해당 사건으로 온라인에선 #shewasonarun(그녀는 달리고 있었다) 해시태크 운동이 일었고, 혼자 달리기를 하는 여성들의 안전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거리를 되찾자’의 공동 설립자인 제이미 클링글러는 “여성이 밤에 뛰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은 운동하는 동안 누군가 우리의 공간을 침범하는 것. 이 광고는 형편없고 나쁘다”고 맹비난했다.  

일부는 광고 속 여성이 흑인이라는 점을 들며, 특히 흑인 여성의 경우 밤거리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여성들을 위한 단체 아스라 러닝 클럽의 설립자인 사흐라이샤 무하마드존스는 “이 광고를 시청하는 여성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여성의 달리기’ 잡지의 에디터인 에스더 뉴먼은 BBC라디오를 통해 “삼성의 광고가 진실을 나타내지 않는다”며 “새벽 2시엔 달릴 여자는 아무도 없다. 도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말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삼성 측은 “야행성인 사람들 광고는 개인의 개성과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염두해 기획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성의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대화에 둔감하다는 것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다”이라며 “다양한 근로자가 속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렇게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사과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